[경인종합일보 김형천 기자]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의왕시 오전동 의왕공동체생활가정에 경기도청 재능기부팀 김제연 씨 등 3명이 공구상자를 들고 도착했다.

30평 남짓 다가구주택에 마련된 공동체생활가정에는 지적장애 여성 4명과 천주교 수원교구 사회복지회 소속 시설장 안선회 씨 등 여성 5명이 함께 살고 있다.

생활가정 여성 4명을 출근시키고 막 들어왔다는 안 씨는 샤워기 꼭지 2개와 수도꼭지, 형광등 등 수리할 자재를 식탁에 쌓아놓고 집안 곳곳 고장을 설명하기 바빴다.

“여기 저기 전화해 보니 출장수리비가 5만원이래요. 수도꼭지는 3만원인데.”
안 씨는 답답한 마음에 지난해 순회점검 때 한차례 방문한 적이 있는 경기도 복지시설 재능기부팀을 떠올리고 고장수리를 의뢰해 이날 서비스를 받게 됐다.

경기도 회계과 설비관리팀 소속으로 담당 업무 자체가 청사의 전기, 가스, 냉.난방 등 설비를 관리하는 이들 3명이 각자 고장 부위에서 뚝딱거리자 1시간도 걸리지 않아 방이 훤해지고 목욕실 샤워기가 시원하게 물을 뿜었다.

시설장 안 씨는 형광등만 갈면 될 줄 알고 등만 사왔는데 뜯어보니 안정기가 고장 나 재능기부팀이 평소 갖고 다니는 새 안정기로 교체했다.

물이 줄줄 새는 샤워기를 어찌할지 엄두도 내지 못했다는 안 씨는 그제야 환하게 얼굴을 펴며 “새 집에 들어온 것 같아요.”라고 기뻐했다.

펼쳤던 공구상자를 다시 챙겨 든 김 씨는 “영세한 복지시설에 가보면 여자나 노약자가 대부분인데 잔고장이라도 누가 고치겠어요.”라며 “우선 수리에 필요한 연장이 없잖아요.”라고 했다.

경기도 복지시설 재능기부팀은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로 여러 가지 고장을 수리해준다는 봉사 동아리로 지난 2011년 회계과 설비관리팀 직원과 소방서,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됐다.

관리대상은 시설을 관리하는 직원이 따로 없는 9인 이하 영세한 사회복지시설로 아동, 장애인, 노인 등의 공동생활시설과 노인양로시설, 그리고 도서지역 시설까지 790곳에 이른다.

저작권자 © 경인종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