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동두천시의회 의원

[경인종합일보 윤정용 기자] 지난 10월7일부터 10월12일까지 동두천시의회는 5박6일간의 일정으로 미군공여지 반환에 따른 필리핀의 변화된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인천공항을 출발했다.

마닐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일행은 곧바로 미군 공군기지로 활용되다가 지난 1991년 피나투보 화산폭발로 철수한 클락을 방문했다.

1993년부터 경제특구로 운영되던 클락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2007년 면세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부동산과 물류운송의 중심지로 변화됐다. 관광과 레저산업 그리고 외국기업 유치로 짧은 기간에 전 세계 50여 경제특구 중 8위 안에 들어가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 호주 순으로 740개 기업이 상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는 콜센터와 의류공장, 타이어, 컴퓨터, 보청기, 의료산업 등이 활성화되면서 7만2천여명의 고용창출과 약 400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었다.

토지와 건물 취득세를 면세해 주고 전체 수입의 5%만 세금을 징수하는 방법으로 외국기업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클락은 각종 면세혜택과 공장 설립시 스페셜 비자 발급, 사업 수출서류 간소화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고 있다.

16개의 직업학교를 통해 매년 3만5000여 명의 졸업생을 양성하고 있다. 이 밖에도 49개의 음식점, 14개의 호텔, 14개의 은행, 6개의 주유소, 카지노 등 각종 놀이시설과 학교, 병원 등이 들어서 있다.

이어 우리는 미군 해군기지로 활용하다 반환된 수빅을 찾았다. 15개 항구시설이 있는 수빅은 22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항구도시다. 특히, 우리나라의 한진중공업이 2007년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70여 척의 각종 선박을 수주하며 2만5000여 명의 고용창출로 수빅관리청의 환대를 받고 있다.

수빅관리청은 모든 기업에 투자수입금액을 본국으로 보낼 때 규제를 하지 않는 혜택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풍력과 태양열을 이용하는 중국의 기업유치를 통해 자국의 부족한 전기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서 동두천시의 미군공여지와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비교할 수 없는 공여지 면적, 화산폭발과 함께 클락과 수빅은 50년 계약에 따라 조건 없이 철수 했다는 점과 필리핀 정부가 자치도시에 무한 권한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동두천시도 60년 동안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하면서 경기남부와는 비교되는 각종 규제를 받아왔다. 따라서 안보와 함께 정부의 규제 때문에 낙후된 동두천, 살기 힘든 동두천이 되었고 아직도 기지촌이란 이미지로 정신적 희생까지 감수하고 있다.

2016년 철수계획이 백지화되는 것인지, 최근에는 미2사단 210화력여단의 잔류 문제로 지역 민심이 서서히 끓어오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아직도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하고 있는 동두천시민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정부는 동두천시민들의 울분이 폭발하기 전에 먼저 알아서 행동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필리핀 클락과 수빅의 사례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다.
 

윤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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