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재산환원으로 관심이 집중된 노블레스 오블리주, 프랑스어인 귀족 과 의무의 합성어로 높은 신분에 따르는 (윤리적) 의무를 뜻하며, 한편으로는 사회지도층들이 국민의 의무를 실천하지 않는 문제를 비판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고대 로마제국의 귀족들은 국민을 위해 봉사 기부 헌납 하는 것을 귀족의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운 것으로 생각했고, 전쟁이 생기면 국민 앞에서 솔선수범하여 전쟁터에 앞장서서 나가 싸웠고 끊임없는 전쟁으로 국고가 바닥이 났음에도 평민들에겐 전비부담을 요구하지 않고 원로원 의원 및 정부 요직에 있는 사람들만이 부담을 했다고 하며, 자신의 재산을 들여 공공건물을 신축한 귀족들에게는 귀족 개인의 이름을 붙여주어 기부문화를 독려했다고 한다.

조선시대 ‘백리 안에 굶는 이가 없게 하라’는 경주 최부잣집 이야기는 이웃과의 나눔이 무엇인가에 대해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현종 신해년(1671년) 경주 삼남에 큰 흉년이 들자 경주에 사는 부자 최국선은 ‘사람들이 굶어죽을 형편인데 나 혼자 재물을 가지고 있어 무엇 하겠는가’라며 굶는 모든 이에게 죽을 끓여 먹이도록 했고 대대로 근검절약을 근본으로 삼고 재산을 지나치게 축적하지 않았으며, 가난한 사람을 돌보았다.

대를 이은 선행은 계속되어 11대손인 최준은 독립군 자금을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은 물론 전 재산을 털어 대구대학과 계림대학을 세워 기부문화를 실천했다.

현대판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바로 기업가들의 사회공헌활동 일환인 기부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사의 창시자이며 세계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는 한해 평균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현금과 물건을 사회에 환원하고 자식에게 일정부분만을 남겨주고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빌 게이츠와 최고 부자 1,2위를 다투어 온 워런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도 전 재산의 85%를 기부하기로 했는데 이는 약 370억 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액수다.

국내의 기업가로 유한양행의 창시자 유일한회장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으며, 그의 영향으로 따님 유재라씨도 사후 전 재산을 공익재단에 전액 기부했다.

또한 총 80억을 기부했다는 가수 김장훈씨와 기부천사 문근영씨의 얘기는 방송인으로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직접 실천하는 표본이며 12월의 동장군도 물러갈만한 훈훈한 얘기다.

최근 기부활동을 포함해 상층집단 일부에서 부의 사회적 환원이 늘어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시청 관계자로부터 지역사회와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사용되는, 그들에게는 얼마 되지 않는 적십자회비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기업의 얘기를 우연찮게 듣게 됐다.

현재 경제위기를 맞은 우리나라에서 사회지도층 인사의 적극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더욱 강조되야 할 것이다.

한 지역의 경제권 상위에서 누릴 특권은 다 누리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소위 오블리주 없는 노블레스만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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