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기자] 브라질 꾸리치바시는 환경문제를 극복한 도시, 대중친화적 교통 도시 등 수많은 자랑거리를 가졌으며, 특히‘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라  는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세계도시환경협의회 총회 참석 후 꾸리치바를 방문한 적이 있다. 오염된 산업 도시에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환경 도시로의 발전을 이루어낸 꾸리치바는 나에게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제3세계의 평범한 도시였던 꾸리치바는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을까?

꾸리치바 역시 안산처럼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난개발과 이주민의 무분별한 유입, 환경문제로 고통 받던 도시였다. 하지만 1971년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이 부임한 이후 본격적인 생태혁명을 시작하고, 환경친화적인 도시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오늘날 세계에서 손꼽히는 환경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다.

꾸리찌바의 환경도시로서의 가치는 단순히 자연환경이 우수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도시 안에서 사람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자연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었다는 의미다. 꾸리치바의 1인당 녹지면적은 52㎡로 UN과 WHO 권고치 9㎡의 5배가 넘고, 27개 공립공원과 잘 가꿔진 광장·도로 등 어디든지 푸른 숲과 나무가 가까이 있다.
 
이 과정에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지만 시민 생활의 질 역시 꾸준히 향상되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꾸리치바는 자연환경이 뛰어나지 않아도 훌륭한 정책으로 얼마든지‘꿈의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과연 안산은 꾸리치바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현재 안산시는 인구 77만의 대도시로 성장했지만 그동안 잠재력에 걸맞는 비전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높은 도심녹지율, 전국 최고의 다문화 선진도시, 성호 이익과 단원 김홍도의 역사와 문화의 도시 등 안산의 수많은 자랑거리들보다 범죄, 환경오염 등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현실이다.

안산시장으로서 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하게 된다. 과연 안산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까? 꾸리치바 시의 성공을 이끈 자이네 레르네르 전 시장은 “지난 세기가‘도시화’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도시’의 시대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해답은‘도시’라 는 말에 있다. 우리 나라는 초고속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한 도시화를 경험했고, 안산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전 세계의 5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고, 안산 역시 도시거주 비율은 95%를 넘고 있다.
 
이제 도시경쟁력은 이 시대의 키워드이자,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다. 도시의 정체성이나 장점을 살려서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야 한다. 안산의 도시브랜드로서의 핵심은 역시 생태ㆍ환경이다. 환경을 개선해야 산업도, 건강도, 자산가치도, 관광도 살 수 있다.

사실 안산은 생태ㆍ환경도시로서의 잠재력이 어느 도시보다 큰 곳이다. 경기도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보유한 해양도시이면서 수도권 최고의 보물섬 대부도, 생명의 호수로 부활한 시화호, 전국 최대의 인공습지인 갈대습지 공원을 보유한 도시이기도 하다.

안산은 이러한 환경생태 자원을 기반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과거처럼 단순히 환경과 개발이라는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 도시 안에서 사람과 환경,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누구나 안산에 오면 숲속에 들어온 듯 편안한 마음이 되고, 도심 속에서 사람과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도시. 우리가 꿈꾸는 15년 후 안산의 비전이다.

숲은 도시의 자산가치를 증대시키고,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다.도시 숲은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이 되고, 자연 교육장이 되어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 바르고,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게 할 것이다.

이러한 숲은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의 숲이어야 더 가치가 있다. 물론 단시간에 안산을 숲의 도시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도시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돋보이게 하고,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변모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15년 정도의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15년 후 안산이 지금의 산업단지 배후도시 이미지를 벗어나 사람과 자연, 그리고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숲의 도시가 되어있는 날을 그려본다.

많은 사람들이 꿈을 꾸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하지만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되듯이, 77만여 안산시민과 함께라면 안산이 누구나 살고 싶어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숲의 도시로 변해 갈 것으로 확신한다.

그리고 그 날이 올 때까지 안산시민들이 함께 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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