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액은 증가했지만 통화량 증가율은 수개월째 하락세를 보이는 등 유동성 증가율 둔화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08년 12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통화(M2.평잔 기준) 증가율은 13.1%로 7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M2 증가율 둔화세 지속

지난해 12월중 M2는 1436조2983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1% 늘어났으나 전월(14.0%)보다 증가율이 다소 하락했다.

M2 증가율은 2007년 10월부터 계속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해 5월 15.8%에서 최고점을 찍은 뒤 6월 15.1%, 7월 14.8%, 8월 14.7%, 9월 14.5%, 10월 14.2%, 11월 14.0%, 12월 13.1%로 7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12월 금융기관 유동성(Lf. 평잔 기준) 증가율은 전월 11.4%에서 10.4%로 떨어졌다. 전체 광의유동성(L.말잔 기준) 증가율은 전월보다 0.9%포인트 하락한 10.6%를 기록했다.

이상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민간신용 증가세가 기업에 대한 대출금을 중심으로 크게 둔화됨에 따라 전월에 비해 증가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기업대출은 증가

1월 기업대출은 전월 6조6000억원 감소에서 5조9000억원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대기업의 경우 작년 12월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3조3000억원이 증가했으며 중소기업도 설 자금 및 부가세 납부수요 등으로 2조7000억원이 늘어났다.

은행 가계대출(신탁포함, 종별대출은 신탁 제외)의 1월 잔액은 386조7581억원으로 작년 12월 1조6000억원 증가에서 1조7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양도 포함)은 주택거래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전월 2조7000억원 증가에서 2조2000억원으로 비슷한 증가폭을 보였다.

한은 금융시장국 이대건 과장은 "12월 기업대출이 감소했던 건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관리 등 때문이었다"며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은행 수신↓, 자산운용사 수신 ↑

작년 12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은행 수신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한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난달 은행수신 잔액은 900조9949억원으로 5조3804억원이 감소해 12월 11조1089억원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자산운용사 수신은 작년 12월 13조3248억원 증가에 이어 지난달 19조169억원으로 증가폭이 대폭 올라갔다.

한은은 "은행 수신금리 하락은 은행자금사정 호조에 따른 양도성예금증서(CD)·은행채의 순상환 지속 등에 주로 기인한다"며 "자산운용사 수신 증가는 개인 및 금융기관의 단기여유자금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대거 유입된 데 따른다"고 설명했다.

◇채권발행 통한 기업 자금조달 '활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등 유동성 공급으로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서 채권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은 활발해졌다.

회사채의 경우 순발행 규모가 월간 최대치인 4조4000억원에 이르렀으며 CP(기업어음) 순발행 규모도 12월 1조6000억원에서 1월1~20일 4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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