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전경만 기자]

자리 독식 기초의회 이전투구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후반기 들어 각 기초자치단체의 의회들이 의장단을 구성하면서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의장단을 구성하면서 의장과 부의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치킨게임양상을 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눈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먼저 화성시의회를 들여다보면 정당정치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의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선출된 더민주당 소속 의장은 과거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되고 이후 당적을 바꿔 의장직에 선출됐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의원들은 ‘배신의 정치’라는 막말을 동원하고 모든 직함을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 하겠다며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다.

또 이를 말려야 하는 더민주당은 총원18명 중에 자당의 의석수가 10명이므로 단독으로 시의회를 개원하자며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타협과 배려 그리고 소통을 통한 협치의 모범을 보여야할 의회가 배신과 막말 그리고 보이콧을 보여주고 있다.

오산시의회도 사정은 비슷하다, 총원 7명중 더민주당 의원은 4명이고 새누리당은 3명이다. 딱 한명이 더 많은 더민주당은 새누리당과 타협 없이 다수의 힘으로 의장과 부의장을 모두 독식하며 후반기의회를 열었다.

기초의회라 할지라도 의원이라는 신분이 있고 그 위에 각종 혜택이 보장되는 의장, 부의장 자리는 누구나 탐이 나는 자리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자리를 누가 차지하기 전에 몇 가지 원칙은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먼저 기초의회는 주민대표들이 모여서 지역의 현안을 논의하는 소통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소통의 공간인 의회를 구성하면서 의장은 당연히 다수당이 차지하는 것이 옳다. 다수의 힘이 아니고 의견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수의 의견도 존중한다는 의회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소수정당의 대표들이 부의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다수와 소수의 의견들이 충돌을 일으키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의회 의원들은 밤샘토론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것만 잘 지키면 좋은 의회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런데 화성시의회 새누리당은 당적을 바꿔 의장이 되었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그간의 사정을 알면서도 반대를 하고 있으며 오산시의회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더민주당이 의장과 부의장 자리를 독식했다. 민주주의를 하자는 건지 기초의회에서 파시스트 정치를 보여주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

더구나 오산시는 인구수가 적어 딱 한명의 국회의원밖에 선출할 수 없는 도시다. 그런데 국회의원과 시장 그리고 시의회 의장과 부의장 모두 더민주당 소속이다. 상황이 이정도면 파시스트 정권이라는 오해가 무서워서라도 부의장을 양보해 협치가 무엇인지 솔선수범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 총선 이후 현수막정치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오산시이다. 총선이후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모든 직위를 하나의 정당이 독점하는 파시트적 모습만 자꾸 보여주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 할 줄 알아야 하며 지금이라도 사태를 수습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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