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전경만 기자]


당나라 말년 당나라 정부의 세금인상은 수많은 유랑민을 만들어 냈다. 유랑민들은 유리걸식을 하며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다 끝내 무기를 들게 된다. 토지를 빼앗긴 농민들이 주축이 되어 일어난 황소의 난(875년~884)은 약 10년간 당나라의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당나라는 한족 최대의 난적인 고구려조차 꺾어 그 위세가 하늘에 닿을 듯 했으나 결국 부패한 관료들과 환관들이 서로 편을 갈러 싸우고 지방에 주둔해 있던 절도사들은 중앙정부의 혼란을 틈타 힘을 길러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기 바빴다.

황소의 난을 일으킨 농민들이 낙양의 장안성을 향해 진격하는 동안에도 군관들은 이 난이 더 오래 되록 지속되기 바랐을 정도로 부패는 극심했다. 난이 일어나지 않으면 군인들에게도 부패의 힘이 뻗어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동북아시아를 점령했던 당나라 군대의 사기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황소의 난을 일으킨 농민들과 일진일퇴를 거듭한 당시의 군대를 우리가 약한 군대라는 뜻으로 ‘당나라 군’이라고들 한다.

황소의 난 이후 급격하게 세를 잃어버린 당나라는 멸망하고 양나라에 이어 송나라가 다시 등장하기 까지 50년 동안 중국 전역은 전란에 휩싸이게 된다. 이 시대를 후대들은 5대10국 시대라고 한다. 이 50년 동안 당나라의 전성기를 일으켰던 수많은 중국의 지식인들이 변명으로 더 변방으로 흩어지게 된다. 중국의 문물과 함께 말이다.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만 당나라 망국사는 지금 우리의 정치와도 비슷하다. 대개 나라가 망하는 이유가 적국과의 교전으로 나라가 망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겠지만 실상 대부분의 나라는 부패와 패거리 정치로 인해 망한다는 것을 애써 기억하지 않고 있다. 수나라 라는 중국의 통일제국에 맞서 당당하게 승리를 지켜냈던 고구려 또한 정치적 파벌과 권력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망한 것이지 결코 당나라 군대를 감당하지 못해서가 아니었다.

한 나라의 정치집단이 국가의 미래보다 눈앞의 권력만을 추구한다던지 집권세력이 집권의 연장만을 위해 국민의 안위보다 권력의 안위를 우선 한다고 하면 나라가 망한다는 진실은 과거나 오늘이나 다를 바 없다. 결코 망하지 않을 것 같았던 로마조차 그렇게 망했다.

지금은 사라진 월남조차 부패로 사라졌다. 20세기 최대 패권국이라는 미국이 전면적으로 전장에 개입을 했음에도 월남의 패망은 역사가 됐다. 그 역시의 팩트 중에 꼭 확인해 봐야 하는 것이 관료의 부패다.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명목아래 지원된 수많은 무기들이 적의 손에 어떻게 들어가 사용됐는지, 누가 무기를 팔아서 국가와 병영의 재산을 착복했는지 역사는 알고 있다.

한국 또한 다르지 않다. 한국은 지난 1990년 이후 북한 보다 몇 십 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투입했다. 그리고 과반세기가 흘러갔다. 그럼에도 여전히 미국이 없으면 북한에게 점령당할 것이라고 말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 국민의 혈세를 가지고 우리보다 100배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못사는 빈국 ‘북한’에 대해 ‘미국이 없으면 무섭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그 뻔뻔함은 어디에서 오는지 토악질이 날 정도다. 국민들은 지난 30년간 재직했던 국방부 고위 관료 전원을 참수하고 싶은 심정이다. 북한이 고각의 미사일을 발사해 한국에서는 더 이상 사각지대가 없게 될 때까지 훔치고 착복하고 또 빼돌려서 남북한 전쟁이 잠시 중단되고 7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 미국이 없으면 북한이 무섭다는 말이 나오도록 한 관계자 모두를 반드시 처벌해야만 망국의 길에서 이탈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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