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후 진행된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고 활짝 웃는 타이거즈 선수들 /OGN LCK 영상 캡쳐
승부를 가른 바론 남작 사냥 장면. KT 정글러 스코어 선수가 강타를 사용했으나 체력이 2가 남았고 이는 ROX 갱플랭크의 궁극기 포탄세례에 마무리 됐다 /OGN LCK 경기 영상 캡쳐
우승팀 타이거즈와 국카스텐의 기념촬영 /사진제공=Rox타이거즈

 

[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롤챔스 리뷰] 무관의 한을 풀다… ROX 타이거즈, '2016 코카콜라 제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우승!!!

뜨거운 여름밤의 치열한 명승부 끝에 마지막 순간까지 승자를 알 수 없었던 이번 서머 시즌의 우승자는 창단 후 646일을 기다린 Rox 타이거즈로 결정됐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코카콜라 제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결승전이 Rox 타이거즈와 KT 롤스터의 5판 3선승제 경기로 펼쳐졌다.

리그경기를 1위로 마치고 2주간 도전자를 기다리고 있었던 Rox와 새로 바뀐 버전에 적응하며 강력한 상대들을 꺾고 올라온 KT, 기대만큼이나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역대급' 결승전을 팬들에게 선물했고 인기 락 밴드 '국카스텐'의 축하공연 역시 현장에 열기를 불어넣었다.

1경기 시작은 ROX 타이거즈가 산뜻하게 시작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경기 라인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KT 탑라이너 'Ssumday' 선수의 에코는 경기 시작 6분만에 Rox 'Smeb' 송경호 선수의 갱플랭크에게 솔로킬을 허용하는 실수를 범하며 탑·정글 싸움을 불리하게 시작했다.

이후 경기 흐름은 빠른 합류와 군중제어기 연계 플레이로 Rox 타이거즈가 완전히 장악했다. 'Kuro' 이서행 선수의 탈리야는 궁극기 '바위술사의 벽'을 통해 다른 라인에 영향을 미쳤고 'Pray' 김종인 선수의 애쉬는 '마법의 수정화살'로 KT 'Fly' 송용준 선수의 아우렐리온 솔을 적중시키며 연속해서 득점해 나갔다. 결국 KT 선수들이 조합의 위력을 갖추기 전에 Rox 선수들은 넥서스를 파괴하며 기분좋은 1세트 승리를 가져갔다.

심기일전 한 2경기는 KT가 가져갔다. 탈리야를 내준것이 1세트 패배의 원인이라고 생각한 KT는 선픽으로 빼앗아 왔고 특유의 스마트한 운영으로 포탑 철거에서 앞서 글로벌 골드를 벌렸다. KT 서포터 'Hachani' 하승찬 선수의 브라움은 과감한 상대진영 정글 로밍과 교전때마다 절묘한 궁극기 '빙하균열'을 적중시키며 한타를 승리로 이끌었다. 1경기에서 솔로킬을 당하며 체면을 구겼던 썸데이 선수도 전경기에서와 같은 에코를 픽해서 스멥 선수의 쉔에게 6데스를 안겨주며 어떤 플레이를 하려고 했던 것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3경기는 앞선 두경기에서 모두 활약했던 탈리야를 밴하고 진행됐으며 핵심픽으로 KT는 갱플랭크와 블라디미르를 가져갔고 Rox는 럼블과 말자하로 받아쳤다. Rox는 이번세트에서도 시작과 동시에 탑을 공략했다. 'Peanut' 한왕호 선수의 렉사이 동선이 탑라인으로 향하며 스멥 선수의 럼블과 함께 타워 다이브를 시도했지만 썸데이 선수의 갱플랭크는 예상을 뒤엎은 앞무빙을 통해 럼블의 궁극기 '이퀄라이저 미사일'을 피하고 오래 저항하며 오히려 타워 데미지를 받고 있던 럼블에게 퍼스트 블러드를 안겼다. 하지만 갱플랭크를 제외하고 다른 라이너들의 성장이 방해를 받으며 조금씩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자 블라디미르에 비해 말자하가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억제기 앞 타워에서 KT 선수들은 마지막 저항을 하며 프레이 선수의 시비르를 끊었으나 럼블의 이퀄라이저 미사일로 퇴로가 끊기고 이어 앞점멸한 말자하의 '재앙의 환상'과 '공허의 부름'이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던 KT 'Arrow','Hachani'.'Fly' 3명을 동시에 삭제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바론남작을 사냥하고 KT 선수들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경기를 마무리 했다.


벼랑끝에 몰린 KT는 또 다시 픽된 말자하를 리산드라로 다소 정석적인 상대를 했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였는데 군중제어기를 두려워하게 된 말자하에게 소환사주문 '정화'를 강제하고 리산드라는 '순간이동'을 선택함으로써 다른 라인에 상대보다 더 빠르게 합류할 수 있었다.

그리고 특히 바드를 플레이한 서포터 하차니의 활약이 눈부셨다. 바드는 과감한 움직임으로 끊기 위해 달려온 Rox선수들을 오히려 유인하는 결과를 가져와 본인이 희생되더라도 이후 합류한 팀원들에게 킬 스코어를 올려 성장할 수 있게 했다. 그 차이를 바탕으로 용 스택을 쌓고 2차 타워까지 모두 철거하며 글로벌 골드 차이를 10,000 이상으로 벌렸다.

하지만 락스도 일방적인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블루골렘쪽 정글에서 일어난 교전 중 리산드라를 깔끔하게 끊어낸 타이거즈는 아슬아슬하게 남은 체력관리를 통해 바론까지 사냥했다. 하지만 부활 후 순간이동을 타고 온 KT 선수들에게 주요 라이너들이 잡히며 마지막 역전 기회를 놓쳤다.

단 한경기로 서머 시즌의 우승자가 가려지는 상황. 지난 경기들에서 상대 정글러의 활약이 컸다고 생각했는지 6개의 밴카드 중 4개나 정글러 밴이 나와서 최근 나오지 않았던 킨드레드 픽까지 등장했다. 마지막 경기는 KT가 탑라인에 집중해서 성과를 냈다. 초반 킨드레드의 갱킹이 왔을때 부쉬에 숨어있는 동안 레드버프가 꺼지는 행운으로 간신히 살아갔던 스멥의 갱플랭크는 아군 바텀라인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궁극기를 사용했다. 하지만 궁극기가 빠진것을 보고 이어 다시 찾아온 킨드레드와 아우렐리온 솔이 타워 너머로 돌아와 퇴로를 차단해 선취점을 내주고 첫 타워 보너스까지 KT에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Rox는 헤카림을 앞세워 공격적인 운영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상대 킨드레드를 부쉬에 숨어 탈리야와 함께 잡아내고 경기를 사방에서 흔들어 대지 드래곤 스택을 쌓았다. KT는 방어력 대신 공격력 위주로 아이템을 올린 헤카림을 오히려 노리고 들어가서 두차례의 교전에서 승리를 거두었고 상대 정글러를 잡고 안정적으로 바론 남작을 사냥했다.

여기서 기적이 일어났다. 빨리 사냥을 마치고 도망가려 했던 마음이 컸던 탓인지 KT 스코어의 강타는 바론 남작의 체력을 '2' 만큼 남겨뒀고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던 갱플랭크의 포탄세례가 바론을 마무리 하며 기적같은 스틸이 나왔다. 팽팽하던 상황에서 바론 버프까지 넘겨주고 도망가던 진과 아우렐리온 솔, 바드까지 잡힌 KT는 화염 드래곤 버프를 넘겨주게 됐다. 이어 정비하고 들어온 Rox 타이거즈는 넥서스까지 파괴하며 길었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항상 준우승을 했던 Rox 타이거즈는 창단 후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보게 됐고 KT는 분전했지만 하늘이 돕지 않았다는 말 밖에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싸웠다.

한국e스포츠협회(KeSPA)와 국제e스포츠연맹(IeSF) 전병헌 회장은 "지금이 e스포츠의 향방에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e스포츠가 IOC에 정식 가맹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e스포츠 종목의 다양화를 비롯해 파트너십 강화 등을 통해 e스포츠가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저변을 더욱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뜨거웠던 결승전 이후 22일 진행된 '2016 코카콜라 제로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승강전에서는 ESC EVER와 콩두 몬스터가 승자조에 CJ엔투스와 스베누 코리아가 패자조에 배치됐고 패자조의 경기 결과 스베누 코리아는 내년 스프링 시즌도 챌린저스에서 맞이하게 됐다. 25일 승자조 경기를 통해 패배한 팀은 오는 27일 패자조에서 살아난 CJ 엔투스와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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