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전경만 기자] 남경필 지사의 연정은 민생우선정치의 표본


한국의 선거에서 승자는 거의 모든 것을 가져간다. 그래서 승자독식 선거라는 말이 있다. 승자가 독식하는 한국의 선거는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 지방선거도 모두 포함이 된다. 그런데 이변이 생겼다.

지난 6.4 경기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 현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근소한 차이로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경기도에서 그의 시대를 열기 시작했다. 남 지사는 민선6기 도지사에 취임하면서 새로운 정치 실험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한국정치사에는 없던 연정을 시작했다.

과거의 선거와 정치가 승자독식의 정치이었다면 남 지사의 연정은 협치의 정치를 표방한 것이다. 단체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승리했지만 도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민주당에게 압도적 성적으로 패배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혼자만의 정치가 아닌 다수당과의 연정을 통해 민생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한 것이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처음 있는 연정이기 때문에 벤치마킹할 것이 없던 탓도 있었으며 연정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는 미숙함 그리고 더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중앙당이 벌이는 힘겨루기의 한 복판에 있었다는 정치학적 어려움 등이 혼재되어 있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는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시행착오는 중앙당의 당론 때문이었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싸움이 격화 되면서 경기도 정치역사상 처음으로 준예산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혼란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 연정의 핵심인물이었던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는 아무런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도민을 볼모로 한 준예산 사태까지 발생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이 사회통합부지사에게 없던 까닭이다.

물론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둘러싼 대립은 사회통합부지사의 존재 유무와 관계없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연정을 할 때는 이런 충돌을 막고 서로가 서로에게 존중의 뜻을 전달하기 위함이었지만 무용지물이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후반기 연정에서는 많은 것들이 보완 됐다. 경기도의회 더민주당의 후반기 연정기조는 처음부터 강경 일변도 였다. 더민주당은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자고 했다. 그래서 더민주당은 연정을 포기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다수당의 입장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했다.

그결과 더민주당은 남 지사가 쉽게 승인하기 어려운 조건들을 연정합의서에 제안했다. 더민주당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청년수당이 그러했고 무상급식 증액이 그러했다. 특히 무상급식은 일부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여전히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무상급식비용을 전년 대비 4배나 인상한다는 것 자체가 참 어려워 보였다.

또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트레이드마크화 되어가고 있는 청년수당 또한 쉽게 들어주기 어려운 제안 중에 하나였다. 그러나 남 지사는 더민주당의 제안 166가지 중 164개를 합의 했다. 남 지사는 선거가 승자독식이 아니라 협의의 과정임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다. 또 정치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보여주었다. 남 지사는 연정을 통해 특정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승자독식의 정치에 대해 종언을 선언하며 한 마디 했다. “경기도 연정은 민생을 위한 정치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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