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세트 승리 후 환호하는 삼성 선수들 /OGN 방송영상 캡쳐
[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롤챔스 리뷰] 삼성왕조 재건의 신호탄…? 삼성 롤드컵 막차 합류!

삼성 갤럭시가 2014년 이후 2년만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지난 3일 서울 OGN e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6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5세트 까지 가는 접전끝에 KT를 물리치고 마지막 남은 롤드컵 진출권을 따냈다.

사실 경기 전 전문가들과 게임팬들은 KT의 우세를 예상했다. 단일팀 출범 이후로 KT는 삼성에게 단 한번도 진적이 없었고 스프링 시즌, 섬머 시즌 성적도 더 좋았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나 팀 전체적인 운영에 있어서도 KT가 우세하다는 평이 지배적인 가운데 경기는 진행됐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의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하는듯 삼성이 1세트를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초반 KT의 카운터 정글에 타격을 입었지만 탑라인 갱킹에서 'Ssumday' 김찬호 선수의 럼블을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고 최근 약간 외면받는 픽이었던 빅토르를 꺼내든 'Crown' 이민호 선수는 상대 말자하를 솔로킬 내며 괴물같은 모습을 보였다. 결국 한타에서 성장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KT는 바론 버프를 두르고 밀고 들어온 삼성 선수들에게 넥서스가 파괴되며 1세트를 패배했다.

기세를 올린 삼성은 탑 케넨의 깜짝카드와 KT 미드라이너 'Fly' 송용준 선수가 즐겨쓰는 질리언을 가져오며 승기를 굳히려 했다. 초반에 'Cuvee' 이성진 선수의 케넨이 나르를 솔로킬 내며 1세트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KT에는 'Score' 고동빈 선수의 니달리가 있었다. 엄청난 성장력으로 상대와의 차이를 벌려두지 못하면 후반에 힘이 빠지는 픽이지만 미드 갱킹으로 질리언을 잡아내더니 정글에서 만난 그라가스까지 사냥하며 '정글캐리'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후 경기가 잘 풀린 미드, 탑이 모두 솔로킬을 내며 천천히 격차를 벌리는데 성공했고 결국 삼성의 넥서스까지 파괴했다.

3세트는 미드가 서로 픽을 바꿨다. 이전판에서 상대 리산드라에게 확실히 밀렸던 크라운 선수가 상대의 리산드라를 먼저 가져왔고 플라이 선수는 여유있게 자신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듯 질리언을 골랐다.
이전 경기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킨 KT 선수들은 경기를 주도했고 픽을 바꿨지만 크라운 선수의 리산드라는 질리언을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오히려 질리언이 중요한 교전때마다 삼성의 타겟이 된 시비르를 궁극기를 통해 되살려내며 되받아쳐 경기를 승리했다.

벼랑끝에 몰린 삼성의 마지막 승부수는 '스카너'였다. 해설자가 "잘못픽한것이 아니냐"라고 할 정도로 요즘 스카너는 좋은 챔피언이 아니었다. 궁극기 꿰뚫기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수은장식띠에 의해 무력화되고 힘이 빠지는 챔피언이다. 하지만 초반에 얼마나 이득을 가져가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삼성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은 KT 선수들에게 수은장식띠 아이템을 선택할만한 여유를 주지 않았다. 모든 라인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성장격차를 엄청나게 벌린 삼성은 그대로 경기를 끝내 마지막 5세트로 향했다.

3세트에서 플라이 선수의 리산드라에게 압도당했던 크라운 선수는 마지막 세트 카르마라는 다소 보조적 성격이 강한 챔피언을 꺼냈다. 라인전에서는 강력하지만 후반에 갈수록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팀원을 보조하는 역할밖에 할 수 없어 캐리를 담당해야하는 공격적인 미드라이너들은 선호하지 않는 카드였다. 삼성은 오늘 KT의 핵심은 플라이라고 생각했는지 미드라인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생존력이 좋은 리산드라지만 연이은 갱킹으로 생존기와 점멸이 빠지게 되고 다시 상대방의 공격을 받게되자 버틸 방법이 없었다.

마지막 경기의 팽팽한 긴장감은 단 한번의 실수로 인해 깨졌다. 오늘 모든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스코어 선수의 니달리가 실수를 범해 먼저 커트를 당했고 이후 삼성 선수들의 추격으로 모든 챔피언이 잡히게 됐다. KT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이미 성장격차가 벌어져 버린 케넨의 날카로운 소용돌이는 엄청난 데미지를 입혔고 일점사를 통해 한 챔피언을 끊어내려 했지만 카르마의 엄청난 실드량을 뚫지 못했다. 결국 넥서스가 파괴되며 삼성 선수들은 환호했고 KT선수들은 아쉬움을 삼켰다.

한편 삼성은 ROX 타이거즈, SKT T1과 함께 오는 30일 미국에서 시작하는 롤드컵에서 전 세계 강팀들과 대결을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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