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기자수첩]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아라뱃길은 한강 하류의 행주대교에서 인천광역시 서구 검암동과 시천동을 연결하는 운하로 역사적으로 고려 고종 때 최충헌의 아들 최이가 건설하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그 이후 조선 중종 때 김안로가 다시 건설하려고 했으나 한남정맥 사업구간에 암반석산 구간이 발견되어 운하건설에 실패했다.

근대에 들어 홍수 피해가 잦은 굴포천 일대의 물을 서해로 빠져 나가게 하기 위한 방수로를 만들겠다는 여론이 조성됐고, 이는 1987년 7월 굴포천에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됐다. 급기야 제13대 대통령 후보 노태우는 대선에서 경인운하 건설을 공약으로 제시하기에 이른다.

노태우 정부의 성립으로 1991년에 굴포천 방수로 사업의 기본계획이 수립되었고 1995년에 경인 운하 건설로 변경되어 민간투자대상사업으로 지정됐다. 이후 노무현 정부에 들어서 타당성 부족과 환경 파괴 논란 등을 이유로 사업 재검토 결정이 내려졌으나, 이명박 정부가 사업을 한국수자원공사가 진행하는 공공사업으로 전환해 경인운하를 완공시켰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 2010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밝혔던 한강 르네상스의 일환으로 김포와 여의도(용산) 사이 한강에 15km 뱃길, 서해뱃길을 만들어 중앙정부(국토해양부ㆍ수자원공사)가 공사한 내륙 운하인 경인아라뱃길(인천항~김포)과 연계하겠다는 계획에서 2012년 5월 서해뱃길 사업 백지화를 확정하고 여의도에 건설 예정이었던 서울항의 무역항 지정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많이 지적을 받은 바 있으나 현재는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사용되지 않고 유람선만이 떠다니는 유명무실한 수조원짜리 자전거 라이딩 코스이자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본 유람선 선착장인 귤현나루는 쓰나미가 덮친 해안가를 보는듯 파손된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중간선착장으로 조성됐다가 아라뱃길에 대한 계획들이 틀어지면서 그 용도가 무의미해졌고 배들이 다니면서 일으킨 파도로 인해 파손됐다고 한다. 찾아보니 이미 파손된지 수개월이 지났다고 하는데 아무런 조치 없이 입구만 닫아놓고 있었다.

사람이 들어가고자 하면 충분히 들어갈 수 있고 수로변에 시설물들이 파손된 채로 있다고 하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자칫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보였다. 물론 미관상 보기 안좋은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그 외에도 편의점 앞에 준비되어있는 나무의자들도 파손된 채로 방치되고 있었다.

아무리 본래의 사용 목적을 잃었다고는 하지만 이미 조성되어 시민들에게 개방된 시설물이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최소한의 관리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 현재로는 사람도 없고 수로변을 따라 쭉 뻗은 자전거도로가 이미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라이딩 코스로 입소문이 나있다. 그리고 산책을 나온 시민들에게 자전거 대여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손된 시설물을 아무런 조치없이 수개월간 방치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사업타당성 심사 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던 사업을 결국 추진했다면 최대한 활용방안을 찾는 것은 일단 기본이고 유지·관리에도 최소한의 신경은 쓰도록 해서 이용하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의 활용가치를 찾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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