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경기 후 회식은 짜장면입니다~!" 짜왕 'Cuvee' 선수가 탑라인에서 럼블을 솔로킬 내고 바텀라인에 순간이동을 타고 와 난입하고 있다. /OGN 방송영상 캡쳐
체력이 거의 없던 'Duke' 선수의 나르가 추격해온 리신을 역으로 제압했다. /OGN 방송영상 캡쳐
"나를 막을 수 있는건 우물 레이저뿐이야!" 하지만 그에도 죽지 않고 0데스로 게임을 마무리 한 'Peanut'선수의 11킬 올라프 /OGN 방송영상 캡쳐

 

[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이승수 기자의 LOL Review] 역대 최초! 롤드컵 4강에 한국 3팀 모두 진출…


‘2016 LoL 2016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역사 상 처음으로 4강에 한국팀이 3팀 모두 진출했다.

지난 14일부터 벌어진 8강 대진에서 삼성이 C9을 세트스코어 3:0, SKT는 RNG에 3:1, ROX는 EDG에 3:1로 이기고 4강에 합류했다. H2k는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 ANX를 3:0으로 가볍게 누르고 4강에 합류해 2년 연속 유럽팀 4강 진출이라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팀은 처음으로 참가한 롤드컵 시즌 2(2012년)부터 항상 상위권에 위치했고 2012년 준우승, 2013년부터 작년까지 3년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중간 토너먼트에서 한국팀끼리의 내전이 벌어졌기 때문에 비로소 작년에서야 최초로 한국팀끼리의 결승전이 펼쳐졌다. 물론 올해도 그런 장면이 나올 확률은 매우 높다. 이미 SKT와 ROX 두팀 중 한팀은 결승전에 한자리를 예약해 놓은 상태고 삼성도 최근 기세를 보면 H2k를 가볍게 제압하고 결승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첫번째 8강 경기에서 삼성이 압도적인 기량차이로 C9을 압살했다. 특히 짜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Cuvee' 이성진 선수는 'Impact' 정언영 선수와의 라인전에서 밀리는게 아니냐라는 경기전의 예상을 뒤엎고 탑라인을 완벽히 장악하며 삼성이 경기를 유리하게 운영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특히 1세트의 에코와 3세트에서의 뽀삐는 말그대로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고 모든 라인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삼성은 롤드컵을 치르면서 계속 성장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롤드컵 개막에 앞서 16개 참가팀의 순위를 매겼던 ESPN의 파워랭킹에서 5위에 그쳤지만 16강을 치르고 난 뒤엔 1위로 올라섰다. 8강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에 아마 1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15일에는 두번째 8강 대진인 SKT와 RNG의 경기가 진행됐다. 첫경기에서는 RNG가 승리하며 분위기 좋게 출발했다. 초반 라인전에서 RNG가 앞서나갔지만 SKT가 운영을 통해 경기의 균형을 다시 50:50으로 맞추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RNG의 기습적인 바론 시도가 성공했고 이어진 장로드래곤 앞 교전에서의 대승으로 경기가 기울었다. 특히 Xiaohu 선수의 블라디미르가 마지막 한타 교전에서 완벽한 진입으로 궁극기 혈사병을 페이커와 뱅, 울프에게 모두 적중시키면서 엄청난 활약을 했다.

하지만 SKT는 괜히 세계 최강이라고 불리는 팀이 아니었다. 예상외의 픽이었던 자크 정글을 선보이면서 초반 라인전부터 터뜨리며 2세트를 승리했다. 분위기를 가져온 3세트 역시 초반부터 강력한 정글러 올라프를 픽하면서 각 라인을 파괴했다. 특히 듀크선수의 나르가 혼자 상대진영 쌍둥이타워까지 들어갔다가 RNG 선수 4명을 마크하고 추격해 온 'Mlxg' 선수의 리신을 역으로 잡는 장면은 3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마지막 세트가 된 4세트에서는 RNG가 아우렐리온 솔을 가져가며 초반에 SKT에게 라인 압박을 많이 넣었지만 바텀라인에서의 대규모 교전에서 대패했고 이후 잘 성장한 이렐리아와 말자하를 막을수가 없었다. 16강 진행 후 약점으로 지적됐던 정글라인을 초반부터 강력한 올라프와 깜짝카드 자크로 극복한 모습이 돋보였던 8강 경기였다.

세번째 8강 대진인 ROX와 EDG의 경기에서도 3:1로 ROX가 8강에 진출했다. 경기 내내 ROX의 정글러 'Peanut' 한왕호 선수를 견제하며 앨리스를 밴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Peanut 선수는 리신과 올라프 등으로도 경기를 지배했고 Smeb, kuro, Pray의 강력한 라이너들이 ROX에는 존재했다. 아우렐리온 솔과 케이틀린의 활약으로 1경기를 가볍게 제압한 ROX는 2경기 역시 아우렐리온 솔과 케이틀린을 가져가며 리신의 초반 라인 개입으로 가져간 우세를 경기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다전제에서는 상대방이 준비해온 전략에 당했다면 바로 다음경기에서 그 조합의 핵심이 되는 카드를 밴으로 잘라버리는 것이 중요한데 EDG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두경기를 같은 패턴으로 헌납했다. 하지만 3경기에서는 EDG가 하지 않아도 ROX가 먼저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현재 메타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인 피오라를 꺼내는 약간 자만에 가까운 밴픽을 진행했던 것이다. 자연스레 ROX의 승리카드였던 아우렐리온 솔과 케이틀린은 EDG가 가져가게 됐고 EDG의 원거리 딜러 'Deft' 김혁규 선수는 한국인이었다. 11킬 9어시스트로 엄청난 슈퍼캐리를 하며 3세트를 따내 추격했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가 된 4세트의 주인은 Peanut 선수였다. 8강 시리즈 처음으로 올라프를 잡게 된 Peanut 선수는 11킬 0데스로 팀 전체 킬수 16킬의 약 70%를 담당했다. 보통 킬과 캐리는 미드라이너나 원거리 딜러가 담당하는 부분인데 4세트 Peanut선수의 올라프는 정글러였지만 경기내내 가는곳마다 상대방을 제압하며 캐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 네번째 8강전인 H2k와 ANX의 경기는 기대보다는 싱겁게 H2k의 승리로 끝났다. 물론 와일드카드 지역으로 진출해서 롤드컵 8강에 오른 자체만 해도 정말 대단하지만 역시 다전제의 특성상 경험과 챔프폭 등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H2k는 ANK의 서포터 'Likkrit' 키릴 말로피예프 선수의 주력 카드인 브랜드를 3경기 내내 밴하며 변수를 차단했다. Likkrit 선수는 바드, 알리스타 등의 픽으로 맞섰지만 최근 대세픽인 자이라, 카르마 등을 능숙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챔프폭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연습 상대조차 찾기 어려운 러시아라는 LOL의 불모지에서 롤드컵 8강에 진출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을 자격은 충분하다.

한편 결승에 진출할 두 팀을 가리기 위한 4강전은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오는 22일 SKT와 ROX, 23일 삼성과 H2k의 경기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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