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이전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들 대부분은 박근혜와 최순실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간의 경선이 치러질 당시 MB 측에서는 수없이 많은 경고를 했다. “박근혜가 집권하면 최태민 일가에 휘둘릴 것”이라는 경고를 수없이 했다.
우여곡절 끝에 MB는 대선 경선에서 이기고 스스로 물러났지만 당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위험한 징후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새누리당 수뇌부는 없었다. 하다못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새누리당에서 최순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며 최순실을 당 수뇌부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발언을 하기 까지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최순실 사건이 공론화 되고 증거가 나오는 그 순간까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국정연설 사안의 중요성을 뒤로하고 “나도 연설문을 쓸 때 간혹 지인에게 도움을 받는다”며 대통령을 옹호했다.
또한 김진태 의원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이 모두 연설문을 쓰는데 도움을 주고받았다는 것을 시인한 마당임에도 불구하고 26일 JTBC에서 입수한 태블릿 PC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것이 최순실의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고약한 행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특검도입을 앞두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사람들로 특검을 하자며 상설특검을 주장했다. 이에 야당은 반발하며 새누리당의 석고대죄와 함께 최순실 부역자 전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여전히 자신들이 왜 석고대죄를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27일 검찰의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 동의하지 못한다고 버티고 있으며 사실상 검찰 지휘부라고 볼 수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수색도 거부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버티기로 일관하는 동안 국민들은 삼삼오오 거리로 나섰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국민들의 요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다. 마치 국민들이 스스로 지치기를 기다리며 법률적 면피를 위한 시간벌기요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말맞추기와 물타기 그리고 시간벌기 밖에 없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오판하고 있는 것이 있다. 지금의 상황은 특정 좌파세력이 대통령을 찍어내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국민들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론조차 진보와 보수를 떠나 한목소리로 대통령의 잘못을 적나라하게 지적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일선에서 뒤로 물러나 주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물과 기름의 관계보다 멀어 보였던 보수와 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취재 경쟁을 벌이면서 서로 간에 취재한 것을 거의 공유하다시피 하며 현 정권의 부도덕성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언론도 현 정권을 옹호하지 않고 있다.
즉 모든 국민이 한 목소리로 당신들의 잘못을 지적하며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국정운영의 실제적 공동정범인 새누리당이 석고대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전부터 최순실의 영세교 문제와 박근혜 대통령의 사생활에 대해 알고 있었으면서도 국민을 속이고 스스로를 기만해가며 정권을 잡은 결과가 무엇인지 새누리당이 지금 깨달았다면 석고대죄뿐만 아니라 정당 해체에 버금가는 수준의 사과를 국민에게 해야 한다.
전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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