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롤드컵 첫 우승의 기억이 아직까지 살아있는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또다시 우승한 SKT /OGN 방송영상 캡쳐
'2016 소환사 컵'을 들어롤리는 SKT 선수들과 코칭스텝들 /OGN 방송영상 캡쳐
"너무 많이 응원하지는 마세요. 다음에 또 올거니까요" 패기있는 페이커의 인터뷰 /OGN 방송영상 캡쳐
SKT가 1경기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페이커의 충격파. /OGN 방송영상 캡쳐
"이대로 끝낼 수는 없어!" 삼성의 마지막 반격 /OGN 방송영상 캡쳐
2경기를 그르치게 된 삼성의 초반 바텀 타워 5인 다이브 /OGN 방송영상 캡쳐
룰러의 환상적인 폭딜! "It's show time!" /OGN 방송영상 캡쳐
경기를 결정짓는 짜왕 큐베의 환상적인 진입! /OGN 방송영상 캡쳐
페이커를 폭사시키는 '잘 큰' 케넨 /OGN 방송영상 캡쳐
팽팽했던 결승전의 추가 SKT쪽으로 사실상 기울기 시작한 순간... 카시오페아는 수정화살을 맞고 잡히고 스노우볼은 급속도로 굴러간다 /OGN 방송영상 캡쳐

[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이승수 기자의 LOL Review] 살아있는 전설 SKT! ‘2016 LoL 2016 월드 챔피언십’우승!


‘2016 LoL 2016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SKT가 세계 최초로 2년연속, 총 3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SKT는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삼성을 물리치고 2년 연속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고 삼성은 경기중반 살아난 경기력으로 전세계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아쉽지만 당당히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0월 30일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벌어진 롤드컵 결승전은 다소 한쪽으로 쏠릴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5세트까지 가서야 우승자가 결정됐다.

1세트는 삼성이 레드진영으로 플레이 했고 선픽으로 서포터 자이라를 선택했다. SKT는 진과 올라프를 가져왔고 상대의 미드 픽이 결정되기 전에 미리 오리아나를 선택하는 패기를 보였다. 삼성 정글러 'Ambition'의 리신보다 빠른속도로 앞선 성장을 보인 'Bengi'의 올라프가 상대 정글 깊숙히 들어온것을 포착한 리신과 자이라가 각종 스킬을 퍼부었지만 카르마의 시기적절한 로밍으로 실드를 받아 간신히 살아갔다. 이어 빠르게 합류한 오리아나와 역습을 펼쳐 추격했던 리신이 오히려 잡힐뻔 했다.

SKT 역시 아쉬운 순간이 있었다. 바텀 라인전을 하고 있던 진이 상대 서포터가 귀환한 틈을 타서 강력하게 딜교환을 시도했고 타워 뒤에 숨은 케이틀린에게 사정거리가 긴 '살상연희' 스킬을 적중시켰다. 하지만 체력이 2까지 떨어지는 아슬아슬한 상황끝에 간신히 살아돌아갔다. 블루진영 레드지역에서 정글러끼리 1킬씩을 주고 받은 상황에서 삼성 'Crown'의 빅토르가 'Faker'의 오리아나를 솔로킬 내는 사건이 벌어졌다. 삼성은 기세를 올려서 바텀 다이브를 설계했지만 뱅기의 올라프가 절묘한 커버를 해줬기에 SKT가 오히려 이득을 가져갔다.

팽팽하게 흘러가던 1세트는 블루진영 2차타워 근처에서 페이커의 오리아나가 빅토르와 리신에게 환상적인 충격파를 적중시키고 두명 다 잡아내며 SKT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 시점부터 스노우볼을 굴린 SKT는 타워를 하나하나 철거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삼성도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엠비션의 리신이 SKT의 두번째 화염드래곤을 혼자 절묘하게 스틸해내며 간신히 게임을 후반으로 끌고 갈 동력을 얻었다.

SKT는 삼성 선수들이 바론지역에 시야가 없고 라인 정리하고있는 틈을 타서 페이커와 뱅기의 2인 바론을 시도했고 이는 깔끔하게 성공했다. 이후 SKT선수들은 삼성을 계속 압박해 성장 차이를 벌렸고 다음 바론과 장로드래곤을 동시에 사냥하며 그 버프 지속시간에 억제기 2개와 쌍둥이 타워중 1개를 파괴하며 승기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남은 바텀지역 억제기 앞에서 SKT 선수들은 다음 바론을 사냥하고 다시 들어가는 ‘100% 승리할 수 있는 방법’ 대신 성장차이를 바탕으로 교전하는 아주 약간의 리스크를 감수한 공격을 펼쳤고 삼성 선수들은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삼성 선수들은 SKT의 진을 시작으로 오리아나와 트런들까지 잡아내며 한명도 죽지 않았다. 비록 교전중 슈퍼 미니언에 의해 하나 남은 쌍둥이 타워도 파괴됐지만 상대 챔피언의 공백타이밍을 이용해 최대한 라인정리를 하고 바론 사냥까지 성공했다. 바론 버프 지속시간동안 그동안 파괴하지 못했던 SKT의 타워들을 하나하나 철거해 나갔고 이미 50분이 지난 시점에서 케이틀린은 6코어 아이템을 맞추는 등 성장격차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시점까지 경기를 끌고갔다.

1세트 경기가 막바지로 흘러갈 즈음 삼성과 SKT는 서로 한번씩의 펀치를 휘둘렀다. 삼성은 SKT의 미드라인 억제기 타워 앞에서 각종 스킬을 사용해 교전을 열었으나 카르마와 올라프를 잡는데 실패했다. 이 교전에서 주요딜러의 소환사 주문이 빠진 삼성은 이후 본인 기지에서 SKT의 강력한 펀치를 견디지 못했다. 기지 안으로 진입한 뱅기의 올라프에게 삼성 선수들이 집중하는 사이 페이커의 오리아나는 크라운의 빅토르를 끊어냈고 탑과 정글만 생존한 삼성 챔피언들은 아무런 방어수단이 없었던 넥서스를 지킬 수가 없었다.

장기전끝에 패배한 정신적 충격이 컸는지 삼성은 2세트 밴픽에서 페이커의 상징적인 챔피언 라이즈를 열어줬다. 라이즈는 초반 어려움을 겪었으나 로밍을 통해 계속 킬을 올리며 가파른 성장을 했다. 삼성이 설계한 완벽했어야 했던 바텀 5인 다이브에서 엠비션의 킨드레드가 '양의 안식처' 스킬도 사용하지 못하고 제압되며 경기가 꼬이기 시작했다.

탑에서는 뱅기의 리신이 갱킹을 가서 'Cuvee'의 케넨을 잡아냈고 바텀에서는 위기를 극복하려 앞점멸까지 사용한 룰러의 케이틀린을 나미가 절묘한 커버를 통해 역으로 사냥했다. 이후 카운터 정글을 들어왔던 킨드레드까지 제압하며 3킬을 올려 순식간에 경기가 SKT쪽으로 기울었다. 차츰 격차가 벌어진 2세트 경기는 삼성 진영 안에서 SKT 선수들이 모두 생존한 채 에이스(5명 전원 사망)를 당한 시점에 승패가 갈렸다.

2세트에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삼성을 보며 전세계의 팬들은 아마 SKT의 손쉬운 3:0 승리를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삼성도 롤드컵 결승에 오른 팀이라는 것을 3세트이후 충분히 보여줬다. SKT는 트런들, 엘리스, 오리아나, 진, 나미라는 다소 평범하지만 탄탄한 챔피언을 선택했고 삼성은 뽀삐, 리신, 아우렐리온 솔, 이즈리얼, 자이라를 가져갔다. 상성은 로밍이나 라인전 그 어느쪽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픽이었고 실제 경기도 SKT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됐다.

바텀라인에 로밍온 아우렐리온 솔을 뱅기의 커버로인해 역으로 잡아냈고 이후 전 라인에서 데스를 기록하며 킬스코어 7:0으로 삼성의 패배가 눈앞에 보이는듯 했다. 하지만 삼성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이 드래곤을 몰래 사냥하며 경기를 뒤집을 힘을 축적하고 있었다. 글로벌 골드 격차가 만골드 이상 나던 시점에 SKT는 바론 사냥을 시도했고 이때 룰러의 이즈리얼이 말도 안되는 슈퍼플레이를 펼쳤다. 순간 폭딜을 퍼부어 'Bang'의 진을 전투불능 상태로 만들었고 이를 커버하기 위해 진입한 'Wolf'의 나미를 잡아냈다. 이후 바론에서 회전한 오리아나와 엘리스까지 잡아내 역으로 바론을 가져갔다.

3세트 경기는 이때부터 이상한 기류가 감지됐고 바론 버프가 지속되는 동안 삼성이 글로벌 골드 격차를 3천정도까지 좁히는데 성공했다. 이어 바론 사냥에 성공한 SKT 챔피언들을 삼성이 세명이나 잡아내며 오히려 챔피언 공백 타이밍에 억제기를 두개나 파괴했다. 삼성도 세명의 챔피언이 잡히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지만 SKT선수들이 장로드래곤에 집중하는 틈을 타 큰 피해를 입지 않았고 그나마 장로드래곤도 견제를 통해 뺏기지 않았다. 70분이 넘어간 경기는 3억제기를 파괴하고 바론 버프를 두른 수많은 미니언들과 함께 밀고 들어간 삼성선수들이 탈락의 위기에서 기사회생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4경기에서 컨디션이 좋던 뱅기를 'Blank'로 교체한 SKT는 8강에서 선보였던 그만의 장점, 자크 정글을 선택했다. 기세가 오른 삼성은 탑에서 롤드컵 최고의 탑솔러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큐베의 케넨이 나르를 솔로킬 냄과 동시에 미드에서 페이커의 오리아나를 로밍을 통해 잡아내며 경기를 유리한 흐름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SKT선수들은 운영을 통해 빅토르를 두번이나 잡아내며 오히려 경기를 뒤집었고 글로벌 골드의 유리함을 바탕으로 바론지역에서 대치중이었다. SKT는 앰비션의 리신을 먼저 애쉬의 수정화살로 적중시켜 찬스를 잡았만 오히려 너무 파고든 자크가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순간이동을 타고 온 케넨이 궁극기를 사용하고 절묘하게 파고들어 3명의 챔피언을 잡아내고 삼성이 바론까지 가져갔다. 큐베의 슈퍼플레이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부쉬에 숨어있다가 페이커의 오리아나를 원콤보에 잡아내는 명장면까지 연출했다. SKT는 최대한 버티며 경기를 40분 이상까지 가져갔지만 이미 너무 잘 성장해버린 케넨과 빅토르, 진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2016 롤드컵 마지막 경기가 된 5세트에서는 블랭크 대신 뱅기가 다시 교체투입되며 리신을 손에 들었다. 2세트를 선취했다가 벼랑끝에 몰린 SKT 선수들이 심리적인 면이나 기세에서 밀리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세계 최고의 팀이자 이런 상황을 수없이 겪었던 노련한 선수들은 달랐다. 결승전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던 크라운의 빅토르를 페이커가 먼저 가져오며 카시오피아 픽을 강제했다. '크라운 선수는 나만큼 오리아나를 다룰 수 없다'라고 생각한 페이커의 승부수였다.

마지막 경기답게 양팀 선수들은 엄청난 집중력을 보이며 20분간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먼저 웃은쪽은 삼성이었다. 미드 교전에서 페이커의 빅토르를 잡아내고 커버하려던 트런들까지 끊으며 전략적 의미가 큰 미드타워를 파괴했다. 하지만 SKT는 특유의 운영으로 글로벌 골드 격차를 줄였고 상대 서포터를 끊어낸 타이밍에 바론 사냥까지 성공하며 승리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갔다. 1세트와는 반대로 드래곤 버프까지 착실하게 쌓아둔 SKT는 장로드래곤까지 사냥하고 억제기 2개를 파괴했다. 폭발적인 성장을 보인 빅토르에 비해 삼성 챔피언들은 데미지를 뿜어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결국 성장격차로 인해 넥서스까지 밀리게 됐고 2016 소환사컵의 주인공은 SKT로 결정됐다.

롤드컵 시작 전 'LCK와 다른 지역과의 격차가 줄어든 것이 아니냐', '유명 한국 선수들을 영입한 해외 팀들의 실력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까지 왔다' 등의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2년 연속 롤드컵 결승전을 한국팀들이 장식했다. 탑 라이너를 새로 영입했고 정글러 식스맨 체제가 불안하다는 SKT는 결국 우승으로 여전히 세계 최고의 팀임을 증명했고, 2014년 롤드컵 우승 이후 모든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선언해 완전 새로운 선수들로 LCK 리그 승강전까지 경험했던 만년 하위팀 삼성은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써나가며 롤드컵 준우승팀으로 기록됐다.

한편 SKT는 2회 연속우승, 도합 총 3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롤드컵 우승 상금으로 최소 200만 달러이상의 상금을 획득했다. 정확한 상금수치는 오는 6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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