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간투데이 김동초 정치부국장
[경인종합일보] 인재(人才)가 없다!


한 여인으로 인해 나라가 절단 나고 있다. 그런데 나라를 구할 인재가 도통 보이지 않는다. 사육신 때 절반이 죽어나가고 연산 군 때 녹아내리더니 조 광조 때 씨가 말랐다. 그 이후 이이나 이황 같은 그나마 괜찮은 인물들은 그 뒤를 받혀줄 인재 풀이 없어 소멸했다. 천우신조로 이순신 같은 걸출한 인물이 무능한 선조와 가련한 조선에 산소 호흡기를 껴줬기에 300년 정도 연명하다 재침략으로 왜에게 절명하고 말았다. 그리고 강대국의 이해타산 아래 코딱지만한 국토가 두 토막 나더니 70년 만에 한 민간인에게 철저하게 농락당하며 유사 이래 최악의 상황으로 망가지고 있다.

신하라면 충언을 해야함에

인재가 없다면 깡다구라도 있는 선비들이라도 있어야 한다. 구한말 두가당 두발 불가당(頭可當 頭髮 不可當)을 외쳤던 기개 짱짱한 최 익현이나, 태종의 경연을 무시한 사냥질에 열 받아 사냥터까지 쫒아가 환궁하라 꾸짖다가 대노한 태종에게 활로 후려 맞아 입술이 터지고 이가 깨져도 눈 하나 까딱 안한 사관, 이방원이 누군가! 왕이 되기 위해 혈육을 수도 없이 죽인 인물이다. 그런 태종이 사관에게 묻길 내가 활로 때린 것까지 기록에 남길 거냐고 겁먹은 표정으로 물었다. 이에 사관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인재가 없으면 충절이라도 있어야 한다. 역사는 어차피 계속 맑을 수는 없다. 거대한 차원에서 보면 역사도 자연현상의 일부다. 그래서 고려시대 신돈이나 신라시대 미실, 그리고 조선시대 민비의 진령 군까지 역사의 한 페이지는 어느 정도 망가지는 흑 역사가 주름진 얼굴에 검버섯처럼 자리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정도는 아니다. 정권욕으로 권력과 부를 챙길지언정 문화와 체육, 국방까지 절단 내는 경우는 일찍이 없었다. 기생충도 숙주를 봐가면서 노략(擄掠)의 속도를 조절한다. 하지만 작금 이 여인의 탐욕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어지간한 프로파간다(propaganda)로는 답이 없다. 거기에 십 상시와 문고리들이 더불어 분탕질을 쳤다. 좀 배웠다는 교수출신 관료들의 탐욕이 더해져 안 종범 이나 김 병준 같은 폴리페서(정치교수)들을 수없이 양산했다. 주군이 슬기롭지 못하면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는다.

악마가 정권을 잡아도 지키는 것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보면 악마가 정권을 잡아도 서민은 보호하고 중산층은 육성하는 게 권력의 속성이라고 했다. 그래야 지속적으로 권력의 단맛이 유지되니까! 헌데 이 정권은 한번 먹고 버릴 것처럼 빨대를 꼽고 체액을 모두 빨았다. 도통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또한 부패에 대한 인간의 집착이 어디까지 가는 지를 보여주는 듯 했다. 뭐라 설명 할 수도 없는 현상들이 카오스를 방불케 한다. 이런 아수라 속에서 내부자 같은 영화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현실화 되고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이 나라를 구할 인재를 도무지 찾아 볼 수가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난파선처럼 퍼팩트스톰 앞에 놓였는데 분연히 일어나 어둠속의 한 줄기 빛 같은 인재가 없다. 징기스칸처럼 천하를 들었다 놨다하는 존재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이런 암울하고 혼란의 시기에 국가를 수호하고 힘든 국민들을 위로 하며 보듬어 줄 수 있는 인물이면 된다. 조선왕조 27대 임금 중 세종이란 단 한명만이 성군이었다는 건 우리민족이 지지리도 인복이 없는 민족인 것 같다. 이젠 안팍으로 누란(累卵)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에 정말로 인재가 필요한 시기이다.
탐욕을 잉태하는 신자유주의의 시퍼런 격랑 앞에 돗 단배 같은 대한민국이 애처롭다. 열강들의 틈바구니 속에 날은 저무는데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인재가 없다. 슬프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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