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기자수첩] e-스포츠 강국, 이제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League of Legends'(이하 LOL)의 국제대회인 LOL 2016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한국의 프로게임단 SKT가 우승, 삼성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4강에서 명경기 끝에 SKT에게 패한 ROX타이거즈까지 총 3팀이 진출한 한국은 롤드컵에서 전세계 그 어떤 지역보다도 빛이 났고 경기수준의 차이를 보여줬다. 전 세계 e-스포츠의 영역에서 대한민국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을정도로 현재 그 파급력이 크다. 

이는 실제로 해외 LOL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과 코칭스텝의 수만 봐도 그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롤드컵에 진출한 C9의 복한규 감독이나 I MAY의 손대영 감독, EDG의 정민성 코치 등도 한국 LOL계에서 선수나 감독생활을 하다가 해외에 스텝으로 진출한 경우다. 마치 태권도나 양궁 등의 종목에서 한국이 절대적인 강세를 띄자 다른 국가에서 한국인 코치와 감독을 선임하는 경우와 마찬가지의 경우가 LOL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가대표의 개념보다는 축구의 클럽팀과 같은 현재의 LOL 프로구단 특성상 자국 국적이 아닌 '용병'은 최대 두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때문에 C9의 탑라이너 임팩트 정언영 선수, EDG의 폰 허원석 선수와 이예찬 선수 등과 같이 롤드컵에 진출한 해외의 강팀들 역시 자신들 팀의 약점을 한국선수들로 보완해왔다. 의사소통 부분에서 핸디캡이 있음에도 ‘외국팀 성적은 한국선수를 몇명 보유했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나올만큼 믿고쓰는 한국출신 선수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

그리고 아직 프로리그가 자리잡지 않아 국가대표간의 경기로 치러진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한국팀은 조별예선부터 전승우승을 차지했다. 호주, 대만, 핀란드, 미국과의 8강전, 스웨덴과의 준결승전, 러시아와의 결승전까지 단 한세트도 내주지 않고 차례차례 격파했다. 이미 10여년전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시절부터 한국의 e-스포츠 영향력은 전세계가 알고 있는 바이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인식은 여전히 좋지 않다.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해도 여전히 게임을 하나의 스포츠로 보지 않고 심하게는 마약 등에 비유하기까지도 한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게임업계들에 대한 지원 대신 셧다운제, 쿨링오프제 등의 규제를 더욱 심하게 하고 있다. 이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볼 수가 없다. 미래에 유망한 산업이 제약, 바이오 등이라고 하는데 게임산업 역시 충분히 21세기를 이끌어갈 유망산업 중 하나이다. 더이상 1차, 2차 산업이 우리나라를 지탱해 나갈 성장동력이 아니며 이러한 변화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게임의 프로리그를 보면 직접 그 게임을 플레이해서 게임에 대한 애정으로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도 있지만 반대로 게임을 잘하지도 못하고 많은 지식도 없지만 세계 최고수준의 프로게이머들이 보여주는 경기내용에 열광하는 팬들도 많이 존재한다. 이러한 점은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의 프로스포츠의 형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냥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스포츠로 인정하고 지원할 때 단순 세계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e-스포츠의 차원을 넘어서 한국의 게임산업에까지 그 긍정적인 효과가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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