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전경만 기자]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과 대통령의 최측근들을 중심으로 한 부패 스캔들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말마다 국민들은 광화문에 모이고 또 모여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구속을 주장하고 있다. 광화문에 모인 국민들의 숫자는 지난 주말 150만에 육박했다고 한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광화문에 150만이 모였으면 반대로 5000만 국민 중에 적어도 4800만은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비아냥거림을 늘어놓고 있다. 참 어처구니가 없는 망발에 가까운 발언들이다. 이런 발언들이 있기 때문에 헌법을 농단하고도 “권력을 놓지 않을 것이며 탄핵은 받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오만한 행위가 가능한 것이다.

100만이라는 숫자는 대한민국 정규군 보다 많은 숫자이다. 그리고 과거 조선은 청나라 군대 12만의 공격을 받아 인조가 땅에 엎드려 33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딱 12만 명에 의해 말이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일본군 15만이 쳐들어와 6년간 조선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으며 선조는 백성들을 버리고 홀로 중국 국경을 넘으려 했다.

구한말에 들어서서 일어선 1만1천명의 동학 농민군은 정부군을 파죽지세로 밀어붙였다. 조선 정부는 일본군의 도움으로 간신히 정권을 연장할 수 있었다. 남북전쟁 당시 우리나라 군의 사망자 수는 13만이며 북한군 사망자 수는 50만을 넘었다.

다시 말하면 100만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는 충분히 나라를 뒤집어 업을 수 있는 숫자다. 그래서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정말 100만 명이 모였느냐고 반신반의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서울의 광화문 광장에 시민 100만이 모여서 시위를 했다는 것은 국민들 90%가 심적으로 시위를 지지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만의 시위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판단력의 문제다.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가 지상최고의 이념이라고 믿는 대한민국에서 국민으로 살아가는 것은 매일매일 먹고사는 전쟁터에서 치열하게 생존을 걸고 싸우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런 사람들이 잠시 일손을 놓고 광화문 광장에 100만이 모였다. 이런 장관은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는 일일 수도 있다.

국민 100만이 모여서 정치적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고 범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은 격하게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 들여야 한다. 100만 촛불을 손에 든 국민들의 요구에 정치적 이해관계나 권력의 욕심 따위를 우선한다면 그는 가면을 쓴 또 다른 박근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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