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전경만 기자] 심장이 멈춰버린 한국 그리고 격변하는 세계


대만에 첫 왕조가 들어선 것은 청나라가 물밀듯이 남하 하면서 부터다. 명나라 황실의 일족인 정씨왕조가 중국본토를 포기하고 지금의 대만으로 넘어가 나라를 세웠다. 한족들은 대만에 왕조를 세우고 청나라와의 항전을 결의했다. 그러나 청나라의 강희제는 가볍게 대만의 정씨왕조를 제압했다. 이때가 조선의 병자호란이 끝난 지 10년째 되는 해이다.

당시 대만에 자리를 잡았던 정씨왕조는 대만의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었던 네덜란드인들을 내쫓고 네덜란드인들이 운영했던 상업시설을 국유화 했다. 그당시 대만의 중앙은 식인풍습을 즐기는 원주민들이 아직 존재하고 있었을 때이다.

청나라는 정씨왕조를 제압한 후에 다시 대만을 빈 섬으로 그냥 두었다. 대륙의 운영에만 관심을 쏟았을 뿐 중국의 변방 중에서도 변방에 속하는 대만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대만이 다시 중국의 역사에 전면 등장하는 것은 중국이 공산화가 진행되었던 1950년대 이다. 모택동의 군대에 밀려난 장계석이 대만에 둥지를 틀면서이다. 이것이 한족의 2차 대만 이주이다.

앞서 대만을 지배했던 것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중국의 관심밖에 있었던 대만을 청일전쟁을 빌미로 집어삼켰었다. 그리고 대만 근대화에 주력했다. 일본이 대만 근대화에 주력한 것은 중국을 본격적으로 침략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당시 대만 원주민들과 일본군간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것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대만의 원주민은 처음 스페인, 네덜란드인들에게 식민지 지배를 그리고 한족, 만주족의 침략을 받았으며 일본이 전쟁에 패망한 후 10년이 못돼 다시 한족의 지배를 받아 지금에 이르렀다. 대만 본토인들은 외부인 들의 침략이 있을 때마다 큰 수난을 당했다. 그래서 지금도 대만 원주민과 한족들과의 사이는 가깝지 않다.

지금의 한국이 과거 대만의 모습과 흡사한 형국이다. 한반도 주변으로 어느 하나 약한 나라가 없다. 종이호랑이에서 진짜호랑이로 변신한 중국의 위세는 갈수록 등등해지고 있다. 사드를 핑계로 한국에 무역보복을 하는 중국은 확실히 무서운 존재다. 한국은 중국의 무역보복에 대해 반격할 만한 무기가 없다. 고작 서해안일대의 중국어선 단속 강화가 우리가 가진 카드이다.

한반도 남쪽에 있는 일본도 가볍게 볼 상대가 아니다. 지난 2000년간 한반도를 노리고 있던 일본은 언제나 한국에 자신감이 있는 모양이다. 박근혜 정부가 일본에게 외교 완패를 당한 후 일본은 한국에 더 자신감을 가지고 내정간섭 수준에 해당하는 발언까지 하고 있다. 결코 중국이나 러시아에게는 할 수 없는 발언들을 한국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일본에게 있어 한국이 제일 쉬운 상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북으로는 북한과 러시아가 버티고 있다. 하나의 조국이길 거부한 북한은 남북한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할 수 있는 핵을 가지고 위험한 장난을 하고 있으며 세계 양대 강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한국을 도와줄 마음이 전혀 없는 나라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에는 도널드 트럼트가 대선에 성공하면서 한국에 대한 무역압박을 하겠다고 공개적 발언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가 좀 더 현명한 정부이었더라면 미국에 사드배치 요구를 수용하면서 미국에서 얻을 것은 얻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드의 레이더 범위를 조정해 중국에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었을 것이다. 또 사드 배치를 통해 안보이익을 얻는 일본으로부터도 받을 것이 분명하게 있었을 것이 분명한데 거꾸로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미국의 요구만 들어주게 됐다. 그 사이 한국의 정국은 컨트롤 타워 없이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대해 똑바로 대처하지 못하면 과거 대만처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다. 그 피해는 늘 그래왔듯 대한민국 국민들이 제일 크게 입게 될 것이다. 책임을 지지 못하겠다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대통령과 집권에만 눈이 먼 정치집단들의 자각을 몇 번이고 당부 드리고 싶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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