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전경만 기자]



한국 부자들 사이에서 수십 년째 유행하고 있으면서 수그러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큰 병이 하나 있다. 바로 원정 출산이다. 자녀가 이중국적을 가지게 되면 병역의 의무에서 벗어나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며 유사시 한반도를 버리고 도망가기 좋기 때문에 돈이 있다고 자만심에 가득 찬 사람들이 원정출산을 많이 한다.

고위공무원들도 원정출산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해 한국 고위공무원들 일부도 자신의 자녀에게 이중국적의 기회를 주었다가 망신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뉴스거리로 회자되고 있다. 오죽하면 자녀가 이중국적이 없는 경우 고위공무원이 될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은 한국의 전직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와 장관들까지 원정출산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원정출산은 서민과 큰 관계가 없는 부자들만의 병이다. 안전한 원정 출산을 위해 출산 2~3개월 전에 비행기 탑승을 하는 것은 태아와 산모의 건강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고 조산 가능성도 높아 질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출산 5개월 전에 미국에 가야 한다. 또 아기의 여권이 나오는데 급행 서비스를 이용해도 3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넉넉한 추가 생활비가 필요하고 애초에 비자를 발급 받아 입국해서 장기 체류할 넉넉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 기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기 위한 자금의 여유가 있는 사람만 원정출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 원정출산은 부자들만의 고유한 일종의 ‘갑’질 병이다.

그런데 한국 부자들의 고질병인 원정출산을 치료해 주겠다는 초인이 미국에 등장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는 반이민행정명령을 통해 한국인의 원정출산을 애초부터 막아버렸다. 반이민행정명령에 의해 긴급하게 입국이 금지된 나라의 국민들도 있지만 임국금지국의 국민이 아니더라도 사실상 원정 출산이 제한을 받게 됐다.

앞으로 원정출산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미국중심주의의 정확한 해석은 아직 분분하지만 미국 영주권을 얻기 위한 원정출산 통로가 트럼프에 의해 막혔기 때문에 한국의 부자들은 미국 대신 다른 나라에 가서 아이를 출산해야 자녀가 이중국적을 소유할 수 있다. 또한 미국처럼 속지주의를 택한 나라를 골라가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돈을 가지고 있다고 쉽게 원정출산을 하는 시대는 끝이 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주로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많이 써먹는 방법 중 하나인데 병역통지서가 날아와도 받지 않으면 된다. 병역통지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군대에 입대 못했다는 유명한 정치인이 한국에 있다. 두 번째는 이름을 잘 모르지만 희귀병에 걸리면 된다. 아무리 봐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 보이지만 일반인은 잘 모르는 병이 있어 병역의 의무를 면제 받은 사람도 상당수 있다. 하다못해 두드러기가 심해 군면제를 받은 사람도 정치인 중에 있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정치를 하며 안보를 논하고 국방의 의무를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라대신 관공서 청소를 하시는 아주머니 한 분이 우리나라 부자들과 정치인들에게 한 마디 했다 “염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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