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 한반도의 나무를 찾아서 > 우리의 역사와 함께한 소나무 - 3 -


소나무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였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주거형태인 한옥. 바로 그 핵심부에 소나무로 만든 대들보가 존재했다. 습도와 온도에 따라 목재는 변형과 뒤틀림이 생기는데 소나무는 그러한 변형이 다른 나무들이 비해 현저히 적다. 관리여부에 따라 다르지만 세월이 지나도 부식되거나 약해지지않고 집의 중추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영서지방의 대표적 고택 '조견당(照見堂)'에 가보면 800년 된 소나무를 깎아 상량한지 200년 이상 지난 현존하는 고택 중 가장 큰 대들보를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소나무는 각 부위별로 우리의 생활과 건강에 사용되어 왔다. 솔잎은 예로부터
신선이 먹는 것이라고 칭하여 이를 장기간 날것으로 먹으면 머리가 검어지고 추위와 배고픔을 모르며 회춘한다는 말이 있어 나무에서 열리는 산삼이고 불렸다. 뿐만 아니라 심장과 간 등 우리 몸속의 각 기관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솔잎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

과학적으로도 솔잎의 성분에는 아스코르빈산과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철분과 아미노산까지 들어있어 피로회복과 고혈압과 당뇨병 예방, 노화방지 등에 효능을 보인다고 한다. 솔잎 추출물을 첨가한 음료수와 화장품, 건강식품 등이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또한 소나무의 뿌리에 생기는 송 근봉과 송 복령은 약재로 쓰이고 있다. 어혈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데 효능이 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술로도 담궈 숙성시켜 마시면 건강주로도 효능을 볼 수 있다. 또한 소나무 뿌리를 삶은 물에 목욕을 하면 피부를 곱게 하고 아토피 질환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리고 열매인 솔방울은 예로부터 선인식(仙人食)이라고 불리며 선조들에게 약으로 쓰여왔다. 실제로 테르펜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염증을 가라앉히고 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그로인해 빈혈증상을 예방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천연 가습기로도 사용이 가능한데 솔방울을 물에 담궈두었다가 꺼내 그릇에 담아두면 가습기를 켠 것과 같은 효과가 가능하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천연가습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수분을 머금은 펠트지 등을 공기에 닿는 면적을 늘리는 형태로 가공해 증발하면서 실내의 습도를 유지하는 원리가 솔방울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고 우리 조상들은 이를 이용해 왔다.

또한 꽃가루인 송화가루는 최근 봄철 황사와 함께 불청객으로 낙인 찍혀있는데 알고보면 건강에 좋다는 연구도 있다. 효성 카톨릭대학의 한준표 교수팀은 만성 간 장애를 가진 흰쥐에 대한 효능실험을 통해 송화가루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간기능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지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 옛부터 전해온 송화의 효능을 현대적으로 입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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