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 한반도의 나무를 찾아서 > 장수(長壽)의 상징, 느티나무 - 1 -


우리에게 친숙한 나무라고 하면 몇 가지가 꼽힌다. 소나무, 은행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 근래에는 서양에서 가로수로 들어온 플라타너스까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거나 노래 등으로 친숙하고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나무들이 몇몇 있다. 이 중에서 느티나무를 빼놓을 수 없다.

느티나무는 옛날 우리 조상들이 옹기종기 모여 마을을 이루어 살았을 때 항상 마을 어귀를 지키고 있던 나무로 수명이 매우 길며 약 30미터 이상 자라는 거목이다. 굵은 가지가 줄기의 밑부분부터 갈라져 가지와 잎이 사방으로 퍼지는 특징이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에게 여름에 넓은 그늘을 제공해 주어 항상 느티나무 밑에 평상을 두고 더위를 견디며 마을 주민끼리의 정을 도란도란 쌓곤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1000년 이상의 나이를 먹은 60여 그루의 나무 중 25그루가 느티나무이며 이들 대부분은 천연기념물이나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나무의 껍질은 회백색 혹은 회갈색이고 껍질눈이 있으며 오래될수록 비늘처럼 벗겨지는 특징이 있다. 재목의 결은 거칠지만 재질이 강하고 질겨서 뒤틀리지 않고 무거우며 무늬와 광택이 아름답다. 잘 썩지 않고 내수성이 뛰어나 예전부터 농기구의 자루나 건축재로 쓰였다.

느티나무의 잎은 어긋나게 달리고 긴 타원형 또는 난상 피침형이다. 가장자리에 규칙적인 톱니모양을 띠며 끝은 길게 뾰족하다. 측맥은 8~18쌍이며 잎의 앞면과 뒷면의 맥 위에 뻣뻣한 털이 있다. 꽃은 암수한그루이고 개화시기는 4~5월경에 어린 가지에 황록색의 꽃이 핀다. 열매는 견과로 10월에 편평하고 둥글게 익으며 매우 단단하다.

느티나무는 전국 산지의 계곡에서 자라며 정자나무로 많이 심었다. 최근에도 공원이나 길가에 흔히 식재되고 있으며 기념수로도 많이 심어진다. 나무의 억센 줄기는 강인한 의지를, 고루 퍼진 가지는 조화된 질서를, 단정한 잎들은 예의를 나타내 마을을 지켜주는 나무와 주민들과 교감하는 나무로 심어져 우리 민족과 함께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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