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 한반도의 나무를 찾아서 > 장수(長壽)의 상징, 느티나무 - 2 -



느티나무는 웅대한 몸집과 섬세한 잔가지가 자아내는 아름다움으로 마을 어귀에 정자목으로 심어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수목이다. 그리고 가지 다듬기가 까다롭지 않고 잎 또한 작아서 분재로 가꾸기에 알맞은 특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낙엽진 뒤 한수(寒樹)의 생김새가 생육기의 모습보다 한층 더 운치가 있어 감상 가치가 높아 사철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분재로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느티나무는 근장부에서 이어지는 줄기부터 바로 기본 가지들이 분기되어 마치 히드라와 같은 형태로 여러 그루의 나무들이 뿌리를 공유하는 듯한 모습이다. 일본의 경우 느티나무의 줄기가 곧게 솟아 가지가 펼쳐진 빗자루, 우산 수형이 대부분으로 그 형태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분재의 모습에서도 양국의 버드나무 분재는 그 특징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다.

느티나무는 수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가지 다듬기에 잘 견뎌 맹아 이후 생장속도도 빨라 분재로 가꾸기 쉽다는 이점을 갖추고 있으며 수명도 대단히 길다. 때문에 짧은 기간 내에 원하는 수형을 만들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래 가꾸면 가꿀수록 수격이 높아져 더욱 아름다운 수형을 이룬다. 그러나 수목의 생장력이 왕성하기 때문에 생육기간 중 자주 되풀이해서 눈을 따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느티나무는 주로 한수, 낙엽진 수목의 생김새를 관상의 주대상으로 하는 수목인 만큼 노력에 따라 분재의 모양이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뿌리 뻗음을 비롯해서 치솟음, 엽성(葉性), 굵은 가지의 분기 상태 등이 우수한 소재를 입수하는 것이 일단 선결되어야 하고 그와 함께 수형잡기가 가장 중요한 작업이 된다. 수형잡기는 순집기, 철사걸이, 잎 따기, 가지 다듬기 등의 작업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잔가지를 정연하게 자라나도록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며 그 노력의 정도에 따라 수형이 결정된다.

또한 순집기나 가지 다듬기를 잘못해준 경우, 그 자국이 혹과 같은 모양으로 부풀어 미관상 좋지 않고 수피가 연하기 때문에 철사걸이를 할 때 수피 속으로 파고들기 쉬우며 그 자국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는다. 뿌리의 신장 역시 빠르기 때문에 분갈이는 반드시 해마다 실시하여 뿌리를 다듬어 주어야 한다는 점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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