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 선수들을 육성하기위한 기관에서 장애인들의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기관으로 변모“

[경인종합일보 전경만 기자] 한국에서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함을 이고 사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그것은 한국인들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장애인을 일반인처럼 보지 않고 “우리와 다르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성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선천적인 장애인이거나 후천적 장애인이거나 모두 사회생활을 하는 것에 조금 불편할 뿐이지 장애인은 보통의 평범한 범부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표현하며 사회의 일원으로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장애인은 여전히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장애인들의 숨겨진 아픔을 치유하면서 장애인들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 기관들 중 하나가 장애인체육회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가 발족한 것은 지난 2006년 11월이다. 이때만 해도 장애인체육회는 경기도체육회의 부속기관에 불과했으며 큰 체육대회에 장애인체육대회를 끼워 맞추기 위한 형식적인 기관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 선수들을 육성하기위한 기관에서 장애인들의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기관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06년은 장애인체육회가 질적 성장을 이루어 낸 획기적인 한 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애인체육회의 질적 변화를 이끌어 낸 사람은 장호철 현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과 임직원들이다.

장 사무처장은 지난 2014년 경기도의회 의원생활을 마감하고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으로 취임했다. 장 사무처장이 취임하면서 바라본 장애인체육회는 단순히 장애인들의 체육대회를 치르기 위한 기구에 불과했다. 이에 장 사무처장은 임직원들과의 첫 미팅에서 “저도 장애인입니다. 장애인들이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당하고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하고 화병을 키우는 일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장애인체육회는 그런 장애인들의 마음을 풀어주는 기관으로 변모해야 합니다. 체육은 그것의 일환이어야 하며 장애인체육회의 궁극적인 목표는 장애인들의 삶에 희망을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장애인체육회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장애인들의 체육활동보장에서 장애인들의 취업을 위해 일하는 기관으로 바뀌어갔다. 운동만으로는 부족했던 장애인선수들은 기업 활동을 통해 장애인이 장애인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에 큰 환호를 보냈다. 장애인의 취업은 경제적 안정을 통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과 함께 일반인들은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취업활동을 통해 배워서 알린다는 또 다른 의미가 숨어 있었다.

장 사무처장은 취업에 이어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탁월한 운동 능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지도자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것에도 힘을 쓰기 시작했다. 장 사무처장의 고단한 노력은 지난 2014년 31명에 불과하던 장애인체육지도자 숫자가 3년 6개월만인 2017년 74명으로 늘어난 것에서 쉽게 알 수 있었다. 장애인이지만 체육지도자로 나설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장애인들의 기쁨은 상당히 대단했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장 사무처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는 장애인시설이나 조직의 확대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경기도 31개 시`군마다 연간 예산액이 다 다르고 잘사는 시가 있는 반면에 세수부족에 허덕이는 시군도 있어 장애인에 대한 시설 지원확보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장 사무처장은 매년 단체장들을 찾아다니며 장애인체육회 시군지부 설립을 해달라는 요청을 꾸준하게 해왔다. 덕분에 지난 2014년 경기도 31개 시군지부의 설치율이 64.5%에서 74%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 또한 시군지부가 늘어감에 따라 장애인들의 고용도 함께 늘어나는 효과도 있었다.

장 사무처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더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다면 장애인들의 사회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엘리트체육을 강조해왔던 지난날과 달리 지금은 생활체육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생활체육은 일반인들에 비해 저변이 확대되지 않고 있다. 예산이라는 큰 장애물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장애인들도 함께 배려해야 한다는 인식의 부족이 더 큰 문제다. 누구나 다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장애인들을 위한 생활체육시설의 확충도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 사무처장의 이런 주장은 특정 운동선수만 장애인체육회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고 경기도 모든 장애인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주장이다. 경기도체육회는 장 사무처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장애인생활체육 대회 및 캠프지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어울림생활체육’같은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 개발하고 있으며 장애인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시설기반사업 보급추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장 사무처장은 지난 2016년 9월28일 이후 시행되고 있는 ‘부정청탁방지법’에 대한 해석도 남들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장 사무처장은 “장애인들 또는 비장애인들의 청탁은 한사람을 구제하지만 그들의 청탁을 거절하면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그것이 민주주의다”라며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법과 관계없이 부정청탁 자체를 거절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장 사무처장은 지난 몇 년간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으로 근무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로 예산문제를 꼽았다. 장 사무처장은 “지난 2014년 경기도장애인체육회의 일 년 예산은 32억이었다. 32억 가지고는 할 일이 크게 부족해 예산을 늘리기 위해 동분서주 했다. 밥이 코로 들어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예산지원을 해달라고 읍소했다. 저도 명색이 3선 의원 출신인데 3선이라는 명예를 차릴 여유가 없었다. 당장 장애인들에게 꼭 필요한 예산이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일단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올해 예산은 2배 이상이 증가한 73억이 배정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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