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인구절벽 극복 위한 우리의 자세


최근 급속한 고령화로 지방소멸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오히려 고령화가 상당히 심화된 지역에서 높은 경제성장을 구현하는 ‘초고성장·초고령지역’ 유형으로 35개 시군구가 존재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 유병규)이 지난 11일 발표한 ‘인구고령화를 극복하는 지역들, 성장 원천은 무엇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는 시대적 흐름이며 직면해야 할 현실이지만 정책적 수단을 통해 지역성장 둔화를 완화 또는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결과, 초고성장·초고령지역 중 82.9%에 해당하는 29개 시군구가 비수도권의 군(郡)지역으로 분류되어 인구구조 및 사회적 인프라가 불리한 지역이 성장 침체를 경험할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과는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허문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지역이 고성장을 실현하려면 산업·인구·공간 등 3대 구조의 지역특성을 극대화하여 지역 전체에 파급효과가 확산될 수 있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정책 추진이 성장 원천”이라면서 “특히 기존산업의 구조고도화와 6차산업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 한국, 세계 최고수준의 인구조로(人口早老) 국가로 전락하여 향후 성장잠재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 직면

1970년부터 2015년까지 우리나라 고령인구 비중은 무려 4.3배나 증가하여 3.9배를 기록한 일본을 2004년에 제치고 증가속도 측면에서 OECD 국가 중 최고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단계별 도달 소요연도 역시 주요국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단기간에 진행되어 급속한 고령화 추세가 진행 중인 상황이며 고령화 현상은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켜 저성장기조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지역적 차원의 인구구조는 비수도권 도(道)지역(수도권·광역시)이 고령화 수준은 높지만(낮지만), 고령화 진행속도는 느린(빠른) 특징

지역별 고령화의 정도는 비수도권 도지역이 심화된 반면, 수도권과 부산을 제외한 광역시가 낮은 수준을 보여 상반된 인구구조를 형성했다.

고령화 진행속도 측면에서는 수도권 및 광역시의 인구조로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으나, 비수도권 도지역은 더딘 진행속도를 보여 고령화 수준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며 특히 서울, 부산, 대구 등 우리나라 고도경제성장의 거점 역할을 수행한 대도시가 가장 빠른 고령화 진행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전국에서 고령화율이 가장 낮은 울산도 빠른 인구조로현상이 발현됐다.

 

 

▶ 국가 및 지역의 경제성장은 인구구조 변화에 크게 의존하는 경향

급속한 인구조로현상은 국가경제 및 지역경제의 기여도가 큰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에 따라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OECD 34개국 및 우리나라 시도 16개 지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고령화가 심화된 국가나 지역일수록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반비례관계가 성립한다. 그럼에도 ‘초고성장·초고령지역’은 35개 시군구가 존재하며, 이중 82.9%가 비수도권의 군(郡)지역으로 구성되어 일반적 인식과 괴리가 있다.

1인당 GRDP 증가율이 전국 평균의 1.5배 이상이면서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상회하는 초고성장·초고령지역은 35개 지역이 존재하며 초고성장·초고령지역의 고령인구 평균 비중은 25.4%에 달하지만, 1인당 GRDP 증가율은 7.5%를 기록하여 오히려 사회적 인프라가 우수한 수도권 및 광역시 중심의 비고령지역보다 높은 지역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됐다.

초고성장·초고령지역 중, 29개 지역(82.9%)이 비수도권의 군(郡)지역으로 구성되어 고령화가 심화된 군지역(주로 농촌지역)의 지역성장이 침체할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과 상반된 결과를 나타냈다.


▶ 제조업 성장 촉진을 통한 지역경제 성장사다리 구축할 필요

(초)고성장을 구현하는 모든 지역분류에서 제조업의 GRDP 증가율이 다른 산업에 비해 월등한 차이로 우위를 보여 산업별 구성 여부가 지역성장의 주요 요인임을 함의한다.

향후 고령지역이 지속가능한 고성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성장 촉진 정책의 우선적 추진 및 R&D역량 강화를 통한 고부가가치화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 농촌 및 농업 부문의 가치 제고를 통한 고부가가치화 실현

초고성장·초고령지역의 경우, 농산물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제고가 지역성장의 핵심 요인이며, 특히 식료품제조업의 특화도가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초)고령지역이 강점을 갖고 있는 1차산업을 기반으로 1차~3차 산업의 융복합을 통해 6차산업으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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