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에서 수원화성 거쳐 융릉까지, 59.2㎞ 완벽재현

[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서울시와 수원시, 화성시가 정조대왕의 을묘원행 222주년을 맞이해 「2017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을 개최한다. ‘소통과 나눔 그리고 공감’이라는 주제로 오는 9월 23일부터 24일까지 양일간 개최되는 이번 행사는 조선 22대 임금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 현륭원에 참배하기 위해 나섰던 1795년 원행 당시를 오롯이 재현한다. 특히, 금년에는 화성시가 새로이 참여함으로써 예년을 뛰어넘는 규모와 완성도로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더욱 풍요롭게 해줄 전망이다.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화성을 거쳐 화성 융릉까지…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1795년(을묘년) 윤2월 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에 걸친 정조대왕의 원행을 재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수원 화성 축성 220주년을 맞이해 서울 창덕궁에서 수원 화성에 이르는 구간을 처음으로 선보여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올해는 화성시가 새로이 참여해 수도권을 하나로 연결하는 지상 최대의 왕실 퍼레이드를 완성, 을묘원행 당시 전 구간을 완벽하게 재현한다. 금년에는 전체 행렬 구간 총 59.2km, 연인원 4,580명, 취타대 16팀, 말 690필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원형 재현이 이루어진다. 「원행을묘정리의궤(1797년 규장각 발행)」의 기록을 통해 능행차의 본행렬로 심도있게 복원할 뿐만 아니라 전문가의 고증과 자문을 더한 의례행사 구성으로 정통성을 확립하고 현대적 해석을 가미한다는 취지다.

□9개 지자체 연합, 최대 규모의 거버넌스 축제

서울시와 수원시, 화성시 등 3개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본 행사에는 서울 종로구, 용산구, 동작구, 금천구와 안양시, 의왕시 등 7개 지자체도 함께한다. 총 9개 지자체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연합축제라 할 수 있다.

능행차 첫 날인 23일은 서울 구간으로, 창덕궁에서 숭례문, 배다리, 노들섬을 지나는 강북구간과 노들나루공원에서 시흥행궁까지 이어지는 강남구간이 펼쳐진다. 이튿날인 9월 24일은 경기 구간으로, 오전 8시 50분에 금천구청을 출발해 안양시의 만안교와 안양역, 의왕시의 사근참행궁터를 지나게 된다. 행렬은 수원시의 장안문, 행궁광장을 거쳐 오후 6시 40분경 연무대에 도착한다. 같은 날 오전 9시에는 화성시로 향하는 또 다른 행렬이 수원 화성행궁을 출발해 대황교동을 거쳐 제향이 펼쳐지는 화성시 융릉에까지 이른다.

또한 각 지자체별로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 역(役) 선발과 시민체험단 운영을 확대해 안양시와 의왕시 각 100여명, 수원시는 시민체험단과 사회공헌 공동퍼레이드에 약 1,500명, 후미행렬에 관람객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만 여명의 퍼레이드로 구성될 계획이다. 수도권 9개 지자체와 1만 여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거버넌스 축제로 진행된다.

□수원 시민의 해 원년… 시민주도형 축제로 발돋움     

이와 더불어 수원 시민의 해 원년을 기념해 시민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시민 주도 축제로서 발돋움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수원시는 시민 참여형 축제의 초석을 다지고자 6개 분과 252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제54회 수원화성문화제(2017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기획부터 실행, 추진에 이르는 행사 전반에 시민의 목소리를 담았다.

시민 주도형 축제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범시민 참여 기부 캠페인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수원 시민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기부금은 효행등 거리 조성, 행궁광장 특별관람석 운영 등을 위해 쓰인다. 시민동아리의 경연형 퍼레이드인 ‘조선백성 환희마당’, 화성어차 효행행렬, 사회공헌 기업의 공동 퍼레이드 또한 기부 캠페인을 통해 완성되는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조선백성 환희마당’은  공모를 통해 30개 팀과 특별공연 7개 팀, 총 1,300여명이 참여를 확정했고, 특별한 퍼레이드 경연을 통해 문화예술 도시, 수원시의 다양한 끼와 저력을 보여 줄 예정이다.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축제…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능성 확인  

백성과 군주가 함께 즐거움을 나눈다는 의미인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숨결은 효와 애민의 군주 정조대왕의 능행차길 곳곳에 서려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정조대왕은 원행길 동안 시민에게 쌀을 나누어 주고, 노인에게는 비단을 베풀며, 기민에게는 죽을 먹여주었다고 기록되어있다. 이처럼 백성 모두가 하나 되는 원행길의 즐거움은 본 행사의 풍성한 볼거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백성들이 왕의 거둥 중에 징이나 꽹과리를 쳐서 읍소하는 격쟁, 정조의 호위부대인 장용영이 숨어있던 자객들로부터 정조를 보호하는 자객대적공방전, 정조대왕이 낮 수라를 들던 주정소를 돌아보는 사근참행궁터 답사, 각 고을의 수령과 유수가 정조를 마중나가 영접하는 정조맞이 등은 기록에 충실한 의례행사이다. 이와 함께 연합풍물단의 대동놀이나 전주 기접놀이, 조선백성 플래시몹, 경연형 퍼레이드인 조선백성 환희마당 등은 내외국인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 볼거리가 될 것이다. 특히 능행차의 본행렬과 조선백성 환희마당에는 재외국인도 높은 참여율을 보인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을 배경으로 진행될 이번 행사는 글로벌 관광축제로서의 도약과 더불어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로서의 가능성도 시험하게 될 전무후무한 축제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인종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