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경인종합일보 김형천 기자] "아이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해결할 협력 대상"


아이가 뭔가 잘못하거나 실수를 했을 때, 대화를 통해 바로잡아 주려는 부모의 시도가 뜻하지 않게 아이와의 갈등, 다툼, 심지어 폭력으로 귀결되는 이유는 뭘까? 아이를 처벌의 대상이라고 생각할 뿐 ‘함께 문제를 해결할 협력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25일 시청 대강당에서 ‘아동학대 예방 신고의무자 교육’을 열고, 아동양육시설·지역아동센터 종사자 370여 명에게 아이에 대한 사랑을 충분히 전할 수 있는 대화 방법을 소개했다.

이날 교육은 ‘아이와의 연결의 대화’를 주제로 한 박재연 리플러스 인간연구소 소장의 강의로 진행됐다.

박 소장은 “대화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힘’의 문제”라며 “부모가 자녀와의 대화에 실패하는 이유는 자녀를 힘으로 제압하고 처벌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부모가 자녀에게 시도하는 전형적인 대화 패턴으로 ▶판단(숙제도 안 하고 컴퓨터를 하고 있네?) ▶비난(왜 네가 할 일을 똑바로 안 해?) ▶강요(당장 컴퓨터 끄고 들어가서 숙제 해!) ▶비교(네 친구 ◯◯는 집에 오면 숙제부터 한다더라) ▶당연시(학교 갔다 와서 숙제부터 하는 건 당연한 거야) ▶합리화(네가 숙제 잘 하고 있었으면 엄마가 화낼 일도 없잖니)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의 대화는 아이의 저항감을 키울 뿐 아이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이어 “자녀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언어적·물리적·정서적 처벌부터 가하는 것은 부모·자녀 관계를 망가뜨리는 지름길”이라며 “아이를 탓하기보다,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를 공유하며 대화를 이끌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시는 2014년부터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교육’을 시행하고, 아동학대 예방·근절 캠페인을 펼치는 등 지속해서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년 ‘수원시 아동학대 예방 및 보호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고, 아동보호 활동을 하는 ‘수원아동보호전문기관’도 개관했다.

수원시는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9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로부터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기도 했다.

최광균 수원시 보육아동과장은 “아동 인권의 의미와 올바르고 긍정적인 훈육방법을 숙지해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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