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한주를 여는 시(詩) 한편] 다시 찾은 내 고향


가을이 이처럼 아름다웠던가

나무들은 예나 지금이나
한 치의 꾸밈도 없이 그 자리에 서 있다
초가을의 정취
가을 냄새 가득하다

들에서 풀을 뜯던 눈이 큰
누우런 소들 다 어디로 갔나

내가 살던 집 울타리엔 풀들만 무성하다
새로 산 고무신이 떨어질까 들고 다니다
잠을 청해도 잠들지 못했던 안방

뒷방 벽에 씹다만 껌 붙여놓고
그 이튿날 다시 떼어 잘강잘강
그 방엔 뽀얀 먼지만 가득하다
재깍재깍 소리 내던 시계는 배가 고파 서 있다

유년시절 추억을
차곡차곡 가슴 속에 접고
복잡한 서울로 향했다

코스모스가 가는 허리 흔들며 배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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