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정성엽 기자] 갈 길 먼 과천시보건소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환경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지켜야 할 지자체 보건소에서 의료폐기물을 엉터리관리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문제의 보건소는 과천시 보건소로 담당공무원들은 배출된 의료폐기물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의료폐기물의 위험성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 어처구니없는 발언으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보건소 팀장인 A 모씨는 “폐기물은 보관장소에서 제대로 잘 보관하고 위탁업체에서 잘 처리있다”고 말했지만 보관창고로 만들어 놓은 지하계단 하부 공간에는 빗자루 등 청소도구를 비롯해 운동기구, 내용물을 알 수 없는 여러 개의 종이박스 등이 가득 차 있었고 거미줄마저 쳐있어 사용한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지만 A 팀장은 “30년 이상 된 건물로 청사가 비좁아서 어쩔 수 없이 일반창고와 의료폐기물 보관창고로 같이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기자의 취재에 불만스럽게 대하면서 변명으로 일관해 시민건강을 책임지는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또한, 자신의 업무에 대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책임을 다른 곳으로 전가하는 행태역시 한심스럽고 어이없다.

더욱이 불특정 다수인이 빈번히 왕래하는 진료실 앞 통로의 일반쓰레기통에 피 묻은 약솜이 일반 쓰레기와 뒤섞여 있어 그동안 어떻게 처리되고 있었는지 예측이 가는데도 불구하고 “민원인을 위해 쓰레기 통을 설치했다”면서 “전에는 없었는데 왜 있는지 모르겠다”, “쓰레기통을 없애겠다”는 등 채 무책임한 발언으로 귀를 의심케 하고 있다.

공기 중에 감염성 병원균이 있을지 모르는 폐기물이 방치된다면 애꿎은 시민만 감염에 노출되어 병을 얻을 수 있어 중대하고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병실의 욕실폐수, 먹다 남은 음식 등도 병원균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의료시설내의 생활폐기물도 일반폐기물과 함께 처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의료폐기물은 배출과 수거단계에서 감염성 및 손상성, 가연성 및 불연성 등으로 적정하게 분리하고 처리과정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관리감독자의 지휘 아래 안전하게 처리해서 환경이나 인체에 대한 유해성분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황이 보건소에서 일어났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보건소는 시민의 질병과 건강을 책임져야 할 기관이다. 또 관내 병·의원을 비롯해 약국 등 의료관련 기관에 대해 지도 단속 등 막중한 책임을 가져야 할 입장에서 정작 자신들은 관리를 엉터리로 한다면 그들을 어떤 근거로 지도와 단속할지 심이 걱정스럽다.

문제는 또 있다. 법이 개정되면서 의료폐기물을 환경관련부서에서 단속을 하다 보니 같은 기관을 지도단속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민간 의료기관과는 다르게 1백만원에서 수백만원의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도 사실상 어렵다.

단속부서에서 말하듯 “보건소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지켜지고 있을 것으로 알았다”는 말도 어쩌면 설득력 있다. 당연히 잘 하고 있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언론의 이번 지적에 대해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지적을 잘 해 주셨다”고 말하면서 “앞으로는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을 멀어 보인다. 계단에 방치했던 의료폐기물 보관장소에 ‘의료폐기물 보관표지’ 스티커를 붙이고 어수선했던 주변을 정리했지만 벽채는 곰팡이가 잔뜩 핀 채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필히 기재해야 할 내용을 누락하는 등 보여주기 식 요식행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과천시 보건소는 시민의 건강과 질병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기관으로 빈틈없는 질병관리는 물론 법에서 정한 기준을 철저히 지켜 차제에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5만7천여 과천시민들은 시 보건행정을 신뢰하며 믿고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과천시 보건소의 사례를 보면서 김 종천과천시장이 대학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 할 때 담당 관계자들의 무지가 자칫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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