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배명효 기자]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훼손될 위기에 처한 ‘안성의 허파’서운산


- 안성시 서운산 유왕골 지킴이, “생태계 보존 위해 터널건설로 관통하라”

- “서운산 유왕골은 백제시조 온조왕과 고려태조 왕건이 머물렀던 곳”


안성의 허파인 서운산이 세종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차량매연 등으로 도로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활권이 침해될 것이라고 유왕골 목련골 주민들이 주장하며 “교각을 건설하지 말고 터널로 관통하라”라고 도로공사 건설단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백제시조 온조왕과 고려태조 왕건이 머물렀다는 이야기와 한양으로 과거시험 보러가는 시험생들이 쉬었다가는 곳이라고 전해지고 있는 서운면 인처골·유왕골·목련골은 ‘백제 때 왕이 유(留)하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인근 능골은 왕의 태를 묻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며, 능골의 약수터(무상사)는 삼한시대의 왕과 왕비에 얽힌 전설이 전해오는 곳이다.

안성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안성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러 찾는 곳이기도 한 서운산(547m)이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일부 구간에 교각이 세워지고 터널로 관통되어 구멍이 뻥 뚫리게 된다면 매연으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소음 등으로 주민 생활에 크게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어 인근주민들은 교각건설계획을 철회하고 터널건설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세종 간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2단계 구간에 대한 설명회가 있었고, 그동안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일부만 반영한 채 진행되어 왔다. 서울-세종간 고속도로 2단계 안성구간은 총 8,260m이고, 이중 서운산에 터널 3개, 길이가 3,188m으로 이 구간에 대해 주민들은 “2단계 안성구간 내에 멸종위기 동물인 삵(2급), 수달(1급), 하늘다람쥐(2급) 독수리(2급), 개리(2급) 등의 서식지가 분포해 있고, 이중 수달, 하늘다람쥐, 황조롱이, 독수리, 원앙, 개리(오리과 철새)는 천연기념물로서 이들의 생태계가 무분별하게 훼손되지 않게 조치해달라”라며 건설사업단에 “교각보다 터널로 건설해달라”는 의견을 밝혔지만 사실상 반영되지 않고 있다.

 


멸종위기생물, 천연기념물 위협하고 주민 내쫓으려하는 개발서울-세종 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 초미세먼지 자료 엉터리 의혹도 있어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4월 환경부장관과 김학용 의원, 우석제 시장 등이 안성시청 옥상에서 초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 지난해 2018년 인천·경기 지역별 초미세먼지 나쁨 초과일수 비교와 같이 경기남부 안성(120㎍/㎥)·평택(115㎍/㎥)·오산(107㎍/㎥)·이천(102㎍/㎥)·여주(101㎍/㎥) 5곳이 초미세먼지 ‘고농도 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국에서 가장 나쁜 공기질을 가지고 있는 곳이 안성이었다고 이날 다시 확인 발표했다.

또한 안성시의 초미세먼지는 세계 372위였지만 OECD 국가 중 13위로 최악의 공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유왕골 지킴이는 지적했다.

한편 지난 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PM10)는 연평균 환경기준인 50㎍/㎥이하이고, 초미세먼지(PM2.5)는 연평균 환경기준 1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초미세먼지가 연평균 15㎍/㎥보다 높지만 16~17㎍/㎥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연평균을 극미량 초과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이 안성의 초미세먼지 오염도는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전국 1위이고, 세계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의 자료에도 전국에서 안성이 제일 높고, OECD 13위, 세계 372위인데 최고치가 17㎍/㎥인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그리고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서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전국 1위인 안성의 경우 2018년에 초미세먼지 ‘나쁨’(36~75㎍/㎥) 초과가 120일인데 최고로 높았을 때가 17㎍/㎥이라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문제는 세종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하루 수만대의 차량운행으로 진동과 소음 피해, 자연경관 훼손도 있지만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량 매연과 타이어 마모로 인한 초미세먼지 증가가 불가피하다.

고속도로 구간 인근에 분포하고 있는 멸종위기 동물과 천연기념물은 물론 식물과 동물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공기의 오염도가 더욱 악화될 것은 자명할 것으로 보인다.

유왕골 지킴이인 주민들은 “사실상 IC의 유치 숫자에만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안성의 허파인 서운산과 유왕골에 구멍이 뻥 뚫려 오염도가 더욱 높아져 앞으로 살아갈 사람과 자연의 건강과 생명을 바꾸는 것은 아닌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記者가 찿아본 서운산 둘레길 건설현장

봄이 찾아와 구멍이 ‘뻥’ 뚫릴 안성의 허파인 서운산에 본보 기자가 찾아가 보았다.

수년전부터 관찰되던 도롱뇽이 그곳 그 자리에서 알을 낳아 놓았고, 동면에서 깬 개구리들이 욕망을 채우며 종족번식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안성에서 가장 천연의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유왕골 계곡에서는 맑은 계곡에 물이 흐르고 버들치(중태미)가 놀고 있었다.

서울-세종간 고속도로 고가도로가 생기면 안성의 허파인 서운산과 서운산 인근에서 문명의 이기를 위해 멸종위기생물 서식지가 파괴되고, 위협받을 것이며 그 곳, 그 자리에서 나고 자라 살고 있는 생명과 자연이 위협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유왕골 지킴이 황금성씨 외 주민들은 ‘내년, 후년에도 서운산 계곡에서 발을 걷어붙이고 다슬기를 잡아볼수 있을까’, ‘서운산 유왕골 계곡에서 칡덩굴과 으름덩굴에서 벌어진 으름을 볼 수 있을까’, ‘안성의 허파인 서운산 마저 구멍이 뻥 뚫리면 전국 최악의 공기 오염된 안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하는 걱정에 주민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교각로 보다 터널을 해야한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또한 둘레길 2코스는 서운산의 역사와 자연,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장소를 하나하나 선별해 담아놓은 듯한 종합선물 같은 길이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3박자를 모두 갖춘 명실공히 안성맞춤 길이다. 인처골의 고유한 마을길과 유왕골계곡의 숲속길, 오랜 전통의 사찰, 포도밭길, 포도박물관 등 다양한 풍경이 야기자기하게 펼쳐진 유왕골 보존을 요구하고 있다.

서운산 가는 곳마다 신화, 전설 등 구전(口傳)으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코스길이는 4.5㎞로 둘레꾼의 속도로 느리게 걸어도 2시간 내지 3시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어 아이들과 손잡고 반나절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이다.

 


1코스부터 오는 둘레꾼은 유왕골 입구에 도달하지만 2코스를 선택한 둘레꾼들의 출발점은 인처골 테마마을이다. 마을체험관과 민속자료 전시실을 관람한 후 고요한 마을안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유왕골 계곡이다.

유왕골 계곡길을 따라 심어져 있는 울창한 갖가지 나무들은 걷다 흘린 땀을 시원하게 식혀줄 정도의 바람과 자연의 배경음악이 될 정도의 계곡물소리, 이름 모를 새소리가 앙상블을 이룬다. 봄에는 갖가지 야생화, 진달래꽃, 여름에는 신록이 우거진 숲속터널,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나무길, 겨울에는 설경(雪景)이다. 말 그대로 몸과 마음을 안정, 치유, 힐링할 수 있는 최고의 프라임코스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뒤돌아 내려오면 아담한 호숫가에 인처골테마을과 숲속생태체험관, 연꽃재배단지가 맞이한다. 농경문화, 숲속생태, 전통음식 등 다채로운 체험활동과 야생화 재배단지에서 꽃구경과 사진 한 컷 남기는 산행길이다.

양수 음수가 나오는 동류서출(東流西出)의 자연 삼탕의 용안수(龍眼水)라고 할 정도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유명한 약수터로 한모음의 약수로 효험을 본다는 약수터.

주지 스님(세준 스님, 동국대 강의)의 마음치유 프로그램을 무료 운영 중으로 연잎차와 함께 힐링시간을 가질 수 있다.

포도밭 사이 길을 따라 약1킬로미터 걷다보면 포도박물관이다. 안성 최고의 여가휴식 장소로서 서운산을 배경으로 조화를 이루며 포도의 역사, 다양한 체험, 오토캠핑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캠핑장에서 1박을 한다면 보다 더 여유롭게 둘레길의 묘미를 즐길 수 있다.

자연풍광과 더불어 스토리가 중요하다. 스토리를 알고, 모르고 탐방하는 것은 천양지차(天壤之差)이다. 둘레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판 등 표식이 빨리 세워지기를 기대한다며 유왕골 보존운동 황금성씨와 주민들은 터널화로 진행하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한국도로공사, 본보기자와의 교각설치와 터널건설 설계팀·환경평가팀, 설계계획팀의 입장

지난 15일 본보기자 등은 세종고속도로 건설에 주민들과 도로공사측과의 유왕골 등 서운산 생태계와 주민들의 피해에 관련 경북김천 한국도로공사에 취재요청과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설계계획팀과 환경평가팀 등 주무관들과의 대화에서 안성통과 전구간과 특히 서운산9구간인 ic~서운산 유왕골간 교각설치에 관한 주민반발로 생태계와 미세먼지로 터널을 요구하는 의견에 대하여 도로공사는 입장을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터널설치를 설계하면 안성ic자리가 상당부분 이격거리가 멀어져 주민들의 반발이 심화되고 수차례 설명회와 주민의견수렴으로 교각을 세워 고가도로를 건설해 방음시설 설치와 주변환경 훼손을 방지해 공사 진행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자 본보기자와의 쌍방의견을 좁혀보자는 자리에서 고가도로방음벽과 방음지붕을 설치할 것을 의견했으나 도로공사측은 “담당부서와 협의사항으로 시간이 걸리며 특히 도로건설법상 개통 후 3년간 각종평가 기간이 있다. 그러나 주민들의 입장에서 소수의 주민이지만 설명회를 가질 수 있다”고 답변했다.

안성시 손수익 부시장외 담당관은 “전구간 모두가 안성시민들의 의견에 항시 관심대상이나 어느한쪽도 방심할수 없는 입장이다. 도로공사측에서 유왕골 주민들과의 설명회를 다시가져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안성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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