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감철 기자] 일제강점기 일본의 침탈과 강제 노역의 상흔인 '방공호'가 인천 지역 내 13개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인천시립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5일과 7일 중구 송학동 자유공원과 신흥동 내 방공호 기초 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13개의 방공호를 확인했다.

방공호 위치는 ▲자유공원 맥아더동상 뒤편 공영주차장 ▲중구 신포로 역사자료관내 ▲자유공원 석정루 아래 ▲인천기상대 정문 옆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 아래 ▲중구 답동 긴담모퉁이길 ▲중구 항동 올림포스 호텔 초입 ▲중구 노인복지관 내 ▲미추홀구청 건너편 주차장 ▲동구 미림극장 건너편 가게 인근 ▲인일여고 인근 ▲부평 3보급단 인근이다.

방공호는 일제강점기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고 영구점령하기 위해 한반도 각지에 군사시설을 건설하는 와중에 마련한 공습대피시설이다.

당시 일본은 지난 1940년대 태평양전쟁 말기 연합군과의 결전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조선인을 강제 동원해 한반도 도심지와 군사기지 주변에 갱도를 뚫고 방공호를 축조했다.

시 시립박물관은 근현대 문화유산에 대한 조사 과정의 일환으로 인천 중구 송학동과 신흥동 일대에 대한 방공호 기초 조사를 실시했다.

유동현 관장은 "방공호는 제국주의시대 일본의 침탈과 강제 노역의 증거"라며 "침략·학살·수탈 등 어두운 우리의 역사를 보여주는 네거티브 문화재지만 흔적조차 지워버리면 증거를 잃어버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공호에 대한 발굴 조사는 전무하다시피해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후세에 전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실시하게 됐다"며 "조사를 시작으로 네거티브 문화재 보존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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