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과 직장생활 간 갈등경험(단위:%) /경기연구원 모바일 설문조사(2019)
[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경기도민 10명중 8명 워라밸 불균형…가족간 대화부족



소득수준이 낮으면서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가정과 직장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연구원은 지난달 24∼25일 경기도 거주 30대, 40대 기혼 근로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휴가와 워라밸(일과 개인 삶 사이의 균형)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워라밸 불균형과 휴가 이용 격차' 보고서를 13일 발간했다.

연구원은 워라밸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자녀 양육을 설정하고 자녀 수를 기준치로 없음(200명), 1명(350명), 2명(350명), 3명 이상(100명)으로 할당해 모바일 설문조사를 했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3.10%다.

조사 결과, 응답자 80.4%는 가정과 직장생활 간 갈등을 경험했으며 이런 갈등으로가족 간 대화시간 부족(44.1%), 집안 환경 악화(25.1%), 가족과 마찰 횟수 증대(16.6%) 등의 문제가 대두된다고 답했다.

갈등 경험 비중은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84.9%)가 없는 경우(77.3%)보다 7.6%P 높았다. 미취학 자녀 수가 많을수록 갈등 경험 비중도 높아져 3자녀 이상일 경우 90.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월 400만원을 기준으로 소득수준을 구분한 결과, 월 400만원 미만이면서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51.8%가 워라밸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국의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주요 선진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도 낮은 평균 15일이며, 연차휴가 사용일수는 8일로 주요국(2016년 국회입법조사처 자료) 가운데 가장 짧았다고 지적했다.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직장 상사와 동료의 눈치(25.2%), 과도한 업무(22.7%), 여행비용 부담(13.7%) 순으로 꼽았다.

미취학 자녀가 많을수록 여행 휴가 비중(40.0%)이 작으며 여행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민들은 휴가 지원정책을 도입하면 부모-자녀 관계에 긍정적 영향(88.4%), 자녀 동행 여행 증가(84.5%), 워라밸 증진(83.4%) 등의 기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답했다.

김도균 경기연구원 전략정책부장은 "중소기업 종사자 혹은 비정규직 다자녀가구는 워라밸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경험할 확률이 높아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휴가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 부장은 "장기적으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다자녀가구 안식년제'와 같은 과감한 정책 검토가 필요하고 휴가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정책적 관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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