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경기도, 역대도지사 친일행적 공개 등 친일잔재 청산 작업 추진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명칭 변경, 역대 경기도지사 친일행적 공개, 경기도가(道歌) 새로 만들기…

지난해부터 지역내 유·무형 문화유산을 대상으로 친일잔재 전수조사를 진행 중인 경기도의 친일잔재 청산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도는 시·군과 함께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왜곡한 행정구역 명칭을 바로잡아 고유한 행정지명과 역사성을 회복하는 작업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도가 파악한 일제 강점기 왜곡된 행정구역 명칭은 160개다.

왜곡 유형으로는 합성지명이 117개, 숫자·방위·위치를 염두에 만들어진 지명 11개, 위상 격하 지명 2개, 한자어화 지명 3개, 일본식 지명 5개 등이다.

합성 지명의 경우 신촌과 길촌 마을을 합친 신갈동(용인), 숫자·방위·위치 지명으로는 남쪽 4개 면을 합쳐 만들어진 남사면(용인)이 대표적이다.

도는 이달 말까지 시·군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당 시·군이 명칭 변경을 위해 조례 제·개정을 추진하면 행정적·재정적으로 도움을 줄 방침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자치구가 아닌 구와 읍면동의 명칭 변경은 해당 시·군의 조례로 정하고 그 결과를 도지사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

경기도는 또 역대 도지사 4명의 친일행적을 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도는 13일부터 홈페이지 역대 도지사 소개란에서 1∼35대까지 역대 도지사의 약력과 친일행적을 함께 표기했다.

대상은 1대 구자옥, 2대 이해익, 6대 최문경, 10대 이흥배 도지사로, 모두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구자옥 도지사는 친일논설 발표, 일제 침략 정당화,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 포함됐다는 내용을, 이해익 도지사는 중일전쟁 전시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해 '지나사변(중일전쟁) 공적 조서'에 등재된 사실을 밝혔다.

도는 도청 신관 4층 대회의실에 걸린 역대 도지사 액자에도 친일 사실을 함께 표기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도는 수십 년 경기도를 대표하는 노래로 사용해온 도가(道歌)가 친일 인사로 분류된 이흥렬이 작곡한 것이라며 현재 새로운 노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6일부터 11월 8일까지 공모를 진행해 접수한 381개(작사 223개, 작곡 158개) 응모작을 대상으로 심사를 벌였지만, 선정 기준에 부합하는 작품을 정하지 못했다.

도는 조만간 재공모에 나설지, 다른 방식으로 제작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도가 추진하는 친일잔재 청산작업의 길잡이가 될 지역 친일잔재 전수조사 결과는 오는 4월께 나올 예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우리 생활 주변에는 알게 모르게 친일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며 "전수조사 용역결과 보고서가 나오면 친일기록을 저장하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캠페인도 벌이는 등 친일잔재 청산 작업을 사안별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인종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