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회원들이 3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이만희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제공
[경인종합일보 김형천 기자]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고발 구속시킨 '전피연'은 누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예수교회) 이만희(90) 총회장이 지난1일 새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방해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와 ‘평화의 궁전’ 신축과정에서 교회 돈을 가져다 썼다는 등 횡령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영어의 몸이 됐다.

이 총회장의 구속은 지난 2월 27일 반신천지 단체인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 대표 신강식)가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수사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전피연은 수년째 신천지교회와 시온기독교선교센터 등을 오가며 고성과 욕설이 섞인 원색적인 1인 시위를 한 단체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도 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이만희 총회장의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이 총회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대부분 신천지교회에 출석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로 생계마저 뒤로하고 시위에 나서기도 한다.

시위자들은 특히 자신들의 가정에서 겪은 가출‧이혼 등의 원인을 신천지에 돌리고, 신천지가 가출‧이혼 등 가정을 파탄 내는 종교단체라고 비난하며 신천지를 대표하는 이만희 총회장을 타깃으로 삼고 그간 모든 비난 활동에 초점을 맞춰왔다.

◆전피연, 그들은 과연 신천지 피해자들인가?

먼저 전피연 대표를 포함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부모를 보면 상당수가 강제로 자녀를 개종 프로그램에 데려가려다가 실패한 이들이다.

대표 신모씨는 2016년 1월 딸의 손을 묶어 강제개종을 시키려고 펜션에 17일 동안 감금했다. 이 딸은 탈출한 후 부모를 고소했다. 이후 딸은 부모님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신씨는 불기소 처분됐다. 신씨는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꾸고 딸에게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집으로 돌아오라고 시위를 했다.

회원 이모씨도 2015년 딸에게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받게 하려고 딸에게 수면제를 먹였고, 눈에 안대를 씌우고 손에 수갑을 채워서 납치했다. 부모는 딸이 저항하면 폭언과 폭행을 가했던 것으로 증언됐다.

다른 회원 이모씨는 2015년 아들을 개종 프로그램에 데려가기 위해 납치해 27일 동안 감금한 채 프로그램을 받게 했다가 실패했다. 이씨는 집 비밀번호를 바꾸고 아들에게 알려주지도 않으면서도 집에 자녀가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시위를 했다.

부모 중 일부는 자녀가 집에 있는데도 시위에 나서고, 심지어는 바로 자신의 옆에 자녀가 있는데도 자녀를 내놓으라며 시위하는 기이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아동학대 등 부모의 자녀에 대한 폭행에 민감한 언론은 유독 강제개종에는 둔감했다. 오히려 강제개종을 일부러 눈감아주려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는 한국교회가 배타적인 토양으로 만들어놓은 ‘이단 프레임’이 작용한다. 한국 개신교에서는 이단으로 한 번 규정하면 모든 활동에 제약을 건다. 특히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가 부흥하면 경계 정도는 더욱 극심해진다. 특히 다른 종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기관이 있는데, ‘이단대책위원회’다.

이들은 소위 ‘이단상담사’를 양성해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에 대해 조직적으로 비방활동에 나서는데, 전국에 있는 교회를 방문해 이러한 내용을 잘 모르는 교인들에게 가르쳐 공포심과 혐오‧증오‧경계심을 갖게 한다. 기성교회에 소속된 교인들이 신천지라는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흔드는 이유다.

이는 신천지를 접하고 신앙의 방향을 설정한 자녀들을 기성교회에 소속된 부모들이 곱게 바라보지 못하는 이유가 된다.

◆ 강제개종 프로그램이 뭐길래… 누가 운영하나

부모들은 자녀가 다시 기성교회로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데, 기성교회의 배타적인 이단 프레임으로 형성된 공포‧혐오‧증오‧경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부모들은 강제로라도 자녀를 데려다가 신앙을 바꿔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하고 강제개종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종이 되면 납치나 감금 등 불법행위는 모두 수면 아래로 사라진다. 그러나 개종이 되지 않을 때는 엄청난 후유증이 생긴다. 강제개종 과정에서 벌어지는 납치나 감금 때문에 피해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트라우마 등을 경험하며 심하게는 대인기피증까지 생기기도 한다.

부모들은 기성교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과 기득권을 통해 일방적인 입장을 표출하고 1인 시위까지 나서지만 피해를 당한 자녀들은 하소연할 곳도 없다는 게 피해자들의 입장이다.

특히 일부 피해자들은 강제개종 과정에서 겪은 부모의 폭언과 폭행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부모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갔다.

부모들이 자녀에게 원하는 것은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받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소위 이단상담사로 활동하는 개종목자들이 진행한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먼저 피해자를 속이거나 수면제‧수갑 등을 동원해 납치해 프로그램을 받아야 하는 인근 펜션이나 원룸 등에 감금한다. 이 과정에서는 개종목사가 직접적으로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이후 피해자 1명을 상대로 다수의 가족과 개종목사 측의 관계자가 동원돼 회유와 압박이 이뤄진다. 개종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받겠다는 동의서에 사인을 하라는 압력이다. 피해자가 받지 않겠다고 하면 폭언‧욕설과 폭행 등이 이뤄진다고 한다. 전남 화순의 한 펜션에서는 이 과정에서 한 여대생이 목숨을 잃었다.

피해자들은 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기 괴로워한다. 이들은 이 과정을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견디지 못하고 동의서에 사인을 하면 그때 개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관계자가 등장한다. 피해자들은 이 프로그램에서 성경에 대한 가르침보다 신천지에 대한 인신공격과 비방이 주를 이룬다고 증언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목사 중 자주 언론에 등장하는 이가 있다. 신현욱 목사와 진용식 목사다. 안산상록교회 진용식 목사는 강제개종을 하면서 피해자를 강제로 정신병원에 집어넣었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관련 조사 과정에서 10억원 이상의 수익이 확인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진 목사는 안식교 출신이다.

또 구리초대교회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예수교회에서 제명을 당한 후 개신교 측 교단으로 흡수돼 반신천지 활동을 하면서 목회자가 된 인물이다. 신천지교회 측에 따르면 신 목사는 ‘예수의 이름이 아닌 이만희 총회장의 이름으로 기도해야 한다’ ‘이만희 총회장의 피와 살을 먹어야 한다’ 등의 성경을 부정하는 말과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켜 제명당했다.

또 기성교회를 대변하는 기독교방송의 핵심인사는 언론인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검찰‧경찰‧정치계에 손을 뻗어 신천지를 전사적으로 비방하기도 했다.

종합하면 신천지가 이단이라고 기성교회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부모들과 이들에게 배타적인 이단 혐오‧증오‧경계심을 가르친 기성교회의 목사, 신천지에서 제명을 당하고 반신천지 세력이 된 목사, 기성 교단을 대변하는 언론인들이 신천지를 향해 전방위적인 공격을 퍼부은 셈이다.

특히 시위에 나선 부모를 둔 자녀들은 30만명에 달하는 신천지 성도 중 극히 일부다. 일부 부모의 성향이 빚어낸 가정사일 뿐 전반적인 신천지의 문제로 확대하기엔 비약이 크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언론이나 정부는 이들의 주장을 마치 확인되고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천지에 대한 검찰조사와 수사에 종교편향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다.

이만희 총회장이 받는 범죄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한 혐의다. 다른 하나는 50억대 교회 자금을 횡령해 가평 평화의 궁전을 건축하거나 개인 계좌로 빼돌린 혐의다.

하지만 이 총회장 측은 방역 당국의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에 우려를 표했을 뿐 방역 방해를 목적으로 명단 누락 등을 지시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성도들에게 협조를 지시했다고 반박했다.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도 개인 돈을 쓴 것일 뿐 교회 자금 횡령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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