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스 CF의 골키퍼 레데스마가 응급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AP] 
▲카디스 CF의 골키퍼 레데스마가 응급키트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AP] 

[경기= 이한준 기자]

스페인 카디스의 누에보 미란디야 경기장에서 11일(한국시간) 열린 카디스와 FC바르셀로나의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5라운드 경기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전력 질주를 펼친 골키퍼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후반전 경기 중 카디스 골대 쪽 관중석에서 팬 한 명이 쓰러졌고, 주심은 응급조치를 위해 경기를 중단했다.

치열한 경기를 펼치던 선수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관중석을 바라봤고, 눈을 감고 기도하는 선수도 있었다. 

본부석 쪽에서 응급키트가 준비되자 카디스의 예레미아스 레데스마(Jeremias Ledesma) 골키퍼는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관중석으로 배달했다. 평소 경기에서 달릴 일이 별로 없는 골키퍼의 '전력 질주'였다. 

경기는 1시간 가까이 중단됐으며 바르셀로나의 4-0 완승으로 종료됐다. 지난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35세의 노장 레반도프스키가 1골 2도움을 올리며 승리에 앞장섰다.

 

▲레데스마 골키퍼가 쓰러진 관중이 있는 곳으로 응급키트를 던지고 있다. [사진=AFP] 
▲레데스마 골키퍼가 쓰러진 관중이 있는 곳으로 응급키트를 던지고 있다. [사진=AFP] 

그러나 경기 종료 후 찬사는 레반도프스키가 아닌 레데스마 골키퍼에게 집중됐다. 

미국 CBS스포츠의 벤 곤살로 기자는 트위터에 "빠른 판단력으로 팬이 다시 건강을 찾도록 도운 레데스마를 칭찬한다"고 적었다.

레데스마의 고향인 아르헨티나 매체 BD 알비셀레스테는 레데스마가 응급키트를 던지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게시하면서 "레데스마가 이날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경기 뒤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은 주심이 경기를 중단한 것에 대해 "모두가 동의했다"면서 "모든 인간 생명은 축구에 우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쓰러졌던 관중은 응급조치를 받고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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