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대기자 

[경기= 이진우 대기자]

우리 사회엔 '화'가 가득차 있다. 많은 사람이 사소한 일에도 욱하고 짜증을 버럭 낸다. 순간의 충동을 참지 못해 큰 사고를 저지르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외국인들은 우울하다든지 불안하다고 하는데 한국인들은 '뚜껑 열린다' '열 받는다' '울화가 치민다' 등 분노 반응이 많다.

요즘 여주시민들은 '화'를 참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지금 여주시 전지역 곳곳에 수백개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90% 이상은 SK관련 현수막이다.

문제는 용인 SK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가 여주 남한강에서 매일 공업용수 57만3000t을 끌어갈 계획인데 여주시민들은 물길만 내주고 보상도 없이 불편만 겪는다는 것이다.

지난 5일에는 여주 관내 50여개 단체 10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여주시청 앞에 모여 장대비를 맞으며 '남한강물 상생촉구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들은 여주시민의 특별한 희생에 중앙정부의 대기업은 정당한 평가 외 협의를 통해 적정한 보상을 하라며 여주시와 협의도 없이 국가기관산업이라는 명분만 앞세워 물길을 내놓으라는 대기업의 일방적 요구는 안된다고 맞섰다.

전 지역이 '자연보전권역'으로 설정된 여주시는 균형발전의 혜택은 커녕 과도한 개발 제한으로 형평성 마저 잃고 있다.

여기에 더해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특별대책지역'이 여주시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중첩 규제로 체계적인 개발이 불가능하다 보니 인구는 감소하고 40여 년간 소규모 공장만 난립하는 형편이다. 그동안 참아왔던 시민들은 이날 크게 분노했다.

정부에 산업단지 조성면적 6만㎡를 30만㎡로 늘려 달라며 '특별대책지역'을 제외한 '자연보전권역'을 '성장관리권역'으로 조정해 달라고 하고 있다.

여주에서 대통령과 독대할 수 있는 사람은 집권당 김선교 국회의원이다. 김 의원은 대통령을 찾아가 여주시민의 오랜 바램인 '자연보전권역'을 '성장관리권역'으로 조정하는 결과를 이뤄 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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