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칼럼니스트,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김영배 칼럼니스트]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현실을 모방한 사본과 원본의 구별이 어려운 세상이 오고 있다. 

진실과 거짓의 구별이 어려운 세상, 가상이 현실을 대체하여 가상과 현실이 혼돈한 세계에서 시뮬라크르는 가상 세계가 현실 속에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사회가 도래하면서 사람의 신체를 대신하는 로봇기술의 발달은 빛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현실을 모방한 다양한 모조기술이 고도화되어 게임, 운송, 의료, 군사, 인체, 농업, 산업 등 삶의 전반적인 분야로 그 역할이 확산되고 있다. 

머지않아 인간의 신체를 모방한 가상의 사본이 원본을 대체하여 원본의 기능을 완벽히 대행하거나 보완하는 수준에 이를 것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건강한 신체를 지니고 태어난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 장애를 안고 태어난 사람에게 ‘로봇팔’을 장치하여 자신의 뇌 신호를 해석하고 해석된 신호로 '로봇팔'을 제어한다면 신체 일부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다. 어떤 보형물보다 정교하게 팔의 기능을 수행하며 정상인처럼 자유로운 삶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사람의 손을 모방한 ‘로봇’으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정교한 수술기법을 실현할 수 있다. 

'로봇'을 몸속 깊숙이 삽입하여 모니터를 통해 수술장면을 확대하여 보면서 직접 환부를 도려낸다. 떨림 보정 기술을 지원해서 주변의 신경, 혈관 등 불필요한 부위에 손상을 주지 않으며, 실제 사람의 손으로 구현하지 못하는 미세한 부분까지 안정적으로 수술할 수 있다. 출혈과 통증이 적고감염 위험성이 낮아서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세상 모든 것에는 양면적 가치가 존재한다. 우리의 삶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가상 세계 증강현실에도 날로 새로운 아이템이 더해지고 있다. 이중 어떤 것이 우리 삶에 가치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인가?

새로운 것들은 언제나 낯설고, 사람의 역할과 인간미를 빼앗는다는 점에서 그것을 거부하고 부정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이 늘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에 가치있는 역할을 부여하여 활용하는 사람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로봇기술도 사용자의 자세와 태도에 따라 오히려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하며, 살만한 세상으로 만드는 긍정적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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