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배 칼럼니스트, 백석예술대학교 교수

한가위가 되면 흩어져 살던 가족이 바리바리 싸들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일상에 묻혀 살던 가족이 모이면 도란도란 대화의 장이 열리고 밤새 덕담이 이어진다.

올 추석도 귀향 행렬은 어김없이 이어지고 정치권은 치열한 ‘추석 밥상’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상대의 약점을 들추어 추석 밥상의 이슈로 삼고 여론의 향방을 바꾸려는 선동술을 벌이고 있다.

사람은 혼자는 살 수 없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 했다. 

너와 나의 만남이 시작되면 그 만남은 확장되어 우리가 된다. 우리가 확장되면 한마당 소통이 열리고 풍성한 대화가 펼쳐진다. 

대화는 혼자 할 수 없다. 말을 들어 줄 상대가 필요하다. 대화는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마주 보며 주고받는 쌍방 간의 소통이다. 대화는 주고받는 언어를 통해 생각을 현실화시키는 언어적 유희의 시뮬라크르다.

대화는 혼자 할 수 없어서 너와 나 사이의 언어로 소통된다. 언어를 통한 소통이 소중한 인연을 맺어주고, 인연의 고리를 통해 끈끈한 관계가 형성된다. 

이처럼, 소통이 원활하면 좋은 인연으로 이어진다.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며 믿음이 자란다. 그러나 소통에 오류가 생기면 오해로 이어지고 상호 관계는 깨어지기 시작한다.

오늘날 사회문제 중 홀로된 어른의 고독사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 5년간의 통계를 보면 홀로 돌아가신 무의탁 어른의 수가 2017년 2,008명, 2018년 2,447명, 2019년 2,656명, 2020년 3,136명, 2021년 3,488명에 이른다. 

의지할 가족 없이 홀로 살다가 쓸쓸히 생을 마치신 무의탁 어르신의 고독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사람은 홀로 버려지면 외로움에 견딜 수가 없다. 창세기 2장 18절을 보면 창조주는 홀로 살던 남자를 보며 아파하셨다. 

그래서 더불어 살 수 있는 배필을 주기로 결심하고 사람을 잠재운 후 그의 갈비뼈로 여자를 만들었다. 홀로 살던 남자의 외로움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여자를 만들어 남편을 돕는 배필로 주셨다. 

그러므로 아내와 남편은 둘이지만 결코 나눌 수 없는 하나다. 내가 홀로 외로울 때 아내와 함께 극복할 수 있기에 아내는 희망이다. 아내는 나를 향한 그분의 배려이고, 내 삶의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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