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모로코 대 스페인 경기에서 모로코가 승리한 후 모로코 축구 대표팀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이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AP]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모로코 대 스페인 경기에서 모로코가 승리한 후 모로코 축구 대표팀 왈리드 라크라키 감독이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AP]

[경기= 이한준 기자]

모로코가 승부차기 끝에 무적함대 스페인을 꺾고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출전한 지 52년 만에 첫 8강 진출을 이뤘다.

모로코는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까지 120분을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이겼다. 

모로코는 사상 처음으로 중동지역에서 열린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아랍 국가이기도 하다. 1990년 카메룬, 2002년 세네갈, 2010년 가나에 이어 8강까지 올라간 네 번째 아프리카 팀이 됐다. 

 

▲모로코 라바트에서 축구팬들이 모로코 축구대표팀의 8강 진출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AFP]
▲모로코 라바트에서 축구팬들이 모로코 축구대표팀의 8강 진출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AFP]

모로코는 식민 통치의 아픔을 줬던 스페인을 상대로 처음으로 겹경사를 이뤄냈으며 지금까지 스페인과의 역대 전적은 1무 2패로 열세였다. 

모로코는 11일 오전 0시 포르투갈과 8강 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아프리카 팀 사상 최초로 4강에 오르게 된다. 

스페인은 월드컵에서 역대 최다 승부차기를(5회) 경험함과 동시에 가장 많은 패배(4회)를 당한 국가가 됐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과 8강에서 만난 스페인은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한편 포르투갈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스위스와 경기에서 6-1로 크게 이기고 8강행 막차를 탔다. 

포르투갈은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포르투갈은 2006년 4위에 올랐고 2010년과 2018년에는 16강, 2014년에는 조별리그에서 각각 탈락했다. 

포르투갈은 이날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16강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3차전에서 호날두가 교체될 때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불만을 내비친 바 있다. 

또 한국과 3차전 때 부진했던 호날두에 대해 한 포르투갈 매체는 "호날두가 계속 선발로 나와야 하느냐는 설문 조사에 70%가 아니라고 답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호날두가 월드컵, 유럽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 A매치를 벤치에서 시작한 것은 2008년 유럽선수권 스위스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31경기 연속 선발로만 뛰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 1호 해트트릭을 달성한 포르투갈의 곤살루 하무스가 골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AP]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 1호 해트트릭을 달성한 포르투갈의 곤살루 하무스가 골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AP]

공교롭게도 이날 호날두 대신 선발로 나온 곤살루 하무스가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펄펄 날았다. 

2001년생으로 포르투갈 리그 벤피카에서 뛰는 하무스는 1958년 스웨덴 월드컵 준결승 프랑스와 경기에서 18세 나이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펠레(브라질) 이후 월드컵 토너먼트(조별리그 이후 단판 승부)에서 최연소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ESPN은 "호날두는 이날 생애 처음으로 월드컵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며 "호날두 없는 포르투갈의 조직력은 더 좋아 보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호날두는 여전히 좋은 기량을 가졌지만, 지금은 교체 선수로 뛰어야 할 때"라며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호날두가 군말 없이 본인의 역할을 받아들이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썼다.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포르투갈이 호날두로부터 해방됐다"며 "산투스 감독은 용감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호날두가 빠져서 도움을 받은 건 (옛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호날두는 경기 후 승리 세리머니에 동참하지 않고 마치 경기에서 패한 선수처럼 홀로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위스와의 16강 경기 종료 후 고개를 숙이고 라커룸 들어가고 있다. [사진=reuters]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위스와의 16강 경기 종료 후 고개를 숙이고 라커룸 들어가고 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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