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경 논설위원·메타아카데미센터장·이학박사.

텔레비전을 틀면 프로그램 사이 광고에서 어렵지 않게 AI기술이 적용된 제품 광고를 접하게 된다.

AI기술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생활에 이미 스며들어와 있다.

필자는 작년 여름에 12년간 탔던 자동차를 팔고 새 자동차를 구입했다. 더 탈 수도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신도 모르게 생길 수 있는 운전감각의 저하를 첨단기술로 보완해 보고자하는 생각과 더 있다가는 첨단기술이 적용된 차를 이용하는데 장벽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 교체하게 되었다.

차선변경 신호 없이 차선을 변경하려 했을 때 강하게 막아서고, 깜박이를 넣고 급하게 끼워들기(소위 칼치기)를 시도했을 때도 안전을 위해 자동으로 제지하는 기능은 신기하기도 했고 무척 새로웠다.

운전자가 미처 발견 못한 장애물 앞에서 운전자보다 먼저 제동장치가 작동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첨단장치가 주는 안전과 경제적 효과를 실감하였다.

필자의 아내는 로봇무인청소기가 무엇인가에 걸려 ‘나를 힘들게 해요’라는 멘트를 할 때 신기하기도 하고 친근감이 느껴지기도 한단다.

나는 기존의 유선청소기를 들고 청소하는 것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보고 아직은 사람이 더 낫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XT나 AT컴퓨터에서 286 PC가 나왔을 때만 해도 그저 전동타자기 작업을 조금 더 편하게 하는 도구 정도로 여겼다. 500타 이상의 실력을 가진 사람이 타이핑을 하고 잠시 기다려야 화면에 완성된 문장이 떴었다.

1997년 IBM의 딥블루가 강력한 병렬처리 능력을 이용해서 세계 체스 챔피언을 이기면서 컴퓨터 성능향상의 성과를 보여주었고, 2005년 모하비 사막에서 진행된 무인자동차 경주는 자율주행 자동차 연구의 붐을 조성했다.

2011년 방송 퀴즈대회에서 IBM의 왓슨이 경쟁하던 사람들을 물리친 사건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4승 1패로 승리하면서 우리 일반인들도 인공지능이니 딥러닝이니 하는 용어를 접하게 되었다. 

AI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면 ‘기계로 하여금 지능적 행동을 하게 하는 기술’로서 기계란 컴퓨터이고, ‘지능적 행동’이란 인지, 문제해결, 지식 처리, 추론, 물체 조작, 자율학습 등 사람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을 말한다.

현재 AI 활용에 따른 성과로는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외국어 자동 번역, 수퍼박테리아를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 개발, 당뇨병성망막증이나 유방암 등의 영상진단, 아마존 같은 무인점포, 주식트레이딩, 법률자료 분석과 계약서 작성, 그림, 작곡 등 예술분야 등 매우 광범위하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변화되는 세상에 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하나는 인공지능이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작용하여 추가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람들이 꺼리는 여러 가지 일거리를 대체하고, 특정 세력만이 아닌 사회구성원 대다수가 합의한 결과를 도출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편리함과 쾌적함을 누릴 수 있는 장밋빛 미래인 유토피아이다.

다른 하나는 인간의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빈부격차를 확대시킬 수 있으며,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소외현상이 심화될 수 있으며, 빅브라더의 출현과 이로 인한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고, AI가 범죄와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되어 인류에게 위협적 존재가 되는 디스토피아이다.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줄어들고 개인주의 성향이 커지면서 인간관계가 단절되어 가면서 확증편향의 개연성도 커져갈 수 있다.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 걸쳐 의견이 다른 집단 간에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으며, 그런 조짐이 현재 우리 사회에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미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왔다. 역사적으로 볼 때 산업혁명은 교육의 혁신을 이끌어 왔다.

1차 산업혁명으로 일부 전문가들의 점유물이었던 수학과 과학이 보통교육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실시되는 교육개혁이 실시되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공교육을 통하여 컴퓨팅 사고력을 학습시켜야 한다.

기본적으로 글을 읽고(Reading). 쓰고(wRiting), 기본 산술(aRithmatic)인 3R의 기초 역량에 컴퓨터 프로그래밍(pRogramming)을 더해야 하는 시대이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국가들,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는 대략 십년 전부터 SW, AI교육의 필수화를 단행했다.

우리나라는 1998년 인터넷 열풍을 타고 정보화교육이 도입되었으나 2008년부터 정보화교육이 자율 선택되면서 유명무실한 교과과정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현재는 정보화교육을 확장하려해도 기존의 교과목 비중의 축소라는 저항에 직면해서 쉽게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정보화교육이 당장 확장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담당할 교원의 확보도 쉽지가 않다. 정보화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교원 자질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당하는 교단에 누가 쉽게 나서려할까. 우리가 스스로 IT강국이라 자처하지만 과연 몇 년 후에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이 도입되었을 때 어르신들은 그 사용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셨고 지금도 불편함을 갖고 살아가신다.

AI가 우리 생활에 더 깊숙이 들어오기 전에 필자도 AI세상에서 살아남아 불편한 어르신이 되지 않도록 재교육과정을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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