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전례 없는 여야 동수 의회를 소통과 협치로 슬기롭게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염 의장은 진심정치·협치로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새해 각오를 밝혔다. [사진=경기도의회]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전례 없는 여야 동수 의회를 소통과 협치로 슬기롭게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염 의장은 진심정치·협치로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새해 각오를 밝혔다. [사진=경기도의회]

[경기= 신선영 기자]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민주당·부천1·4선)이 사상 초유 ‘여야 동수’ 상황이지만 “지휘자이자 중재자로서 협치의 진가를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염 의장은 경인종합일보와의 신년인터뷰에서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정치 속에서 어떻게든 공동체적 합의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의장의 역할”이라며 156명 의원이 함께 만들어낸 제도화된 협치의 기반 위에서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은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염 의장은 “극강 대치로 의회가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모두의 우려와 달리 지난 5개월 동안 치열한 갈등 속에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치의 길을 열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전국 광역의회 중 가장 늦게 의장단·상임위원장단을 구성하는 등 지난한 갈등과 대립 속에서도 여야가 소통의 끈을 놓지 않았기에 첫 본예산안 심의를 합의 처리하는 성과를 냈다는 데 힘을 줬다.

이렇게 협치의 첫 단추를 꿴 데 이어 계묘년에는 ‘여야정협의체’를 통해 이를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의회사무처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인사체계 정비 등 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제도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Q. ‘78대78’ 전례 없는 여야 동수 사태, 가장 주력해온 점은

여야 동수 의회를 슬기롭게 운영하는 열쇠는 소통에 달려있다고 보고, 의장 취임 초기부터 지금까지 소통에 주력했는데 양당 대표단, 다선·초선 동료의원은 물론 김동연 경기지사,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등 집행부 공무원까지 끊임없이 교류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갈등은 불가피한 요소다. 정치적 편향과 각자의 이해관계를 다원주의 차원에서 바라볼 때 갈등은 ‘민주주의의 엔진’이 된다. 하지만 서로의 차이와 이견을 부정하고, 외면하면 더 큰 불화를 야기하게 된다.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대 지방의회’이자 양질의 의정활동과 선진 운영체계로 타지방의회를 선도하는 ‘최고 지방의회’다. 우리가 도의원으로서 자치분권 강화를 설득력 있게 주장하려면 책임감 있는 정치를 선행해야 하며, 갈등 양상을 소모적 대립이 아닌 생산적 논의로 이끌어가는 게 중요하다. 

여야 동수라 할지라도 양당과 개별 의원들이 ‘도민행복’, ‘민생안정’이라는 공동의 지향을 갖고 있는 한 결집의 힘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염종현 의장이 기자들과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이 기자들과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경기도의회]

 

Q. 그간의 소회와 2023년 의정활동 청사진은

2023년은 제11대 의회의 성공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흰 바탕이 있어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의미의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말이 있듯, 의장 취임 후 4개월여 동안 ‘의회의 전문성·독립성 확보’와 ‘의원들의 의정 역량 발휘’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틀을 다지는 일에 온 힘을 다했다. 그 결과 현시점에서 꼭 필요한 체계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고 자부한다.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집행부와의 협치모델 수립’을 공식 소통협력기구인 ‘여야정협의체’로 구현해냈고, 1인 입법기관으로서 의회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 내세웠던 ‘공약정책추진단’과 ‘초선의원의정지원추진단’도 진용을 갖췄다. 의회사무처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한 인사체계 역시 정비를 거듭하며 내실 있게 구축하고 있다. 

올해는 그 어느 지방의회보다 탄탄하게 마련된 의정지원 체계를 활용해 협치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데 주력하겠다. 나아가 협치의 진가를 발휘하며 성과를 제시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지휘자이자 중재자로서 의장 역할에 충실하겠다.

▲지난 11월 25일 경기도의회와 경기도의 소통·협치 기구인 여야정협의체가 출범했다. [사진=경기도의회]
▲지난 11월 25일 경기도의회와 경기도의 소통·협치 기구인 여야정협의체가 출범했다. [사진=경기도의회]

 

Q. 새해 예산안 통과에 의장의 중재 역할이 빛났다는 평가다 

‘소통의 힘’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됐다. 그간 쌓아온 정성과 신뢰가 좋은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본다.

이번 예산 처리 과정에서 시작부터 막바지 계수조정 시점까지 발 벗고 조율에 나섰다. 준예산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지만, 어떻게든 그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일념이 강했다. 밤새 의회 청사 건물을 얼마나 오르내렸는지 기억조차 안 날 정도다. 

다행히 당적을 떠나서 동료의원 모두가 민생안정을 위해서라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지녔기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국회가 해내지 못한 일을, 여야 동수 의회가 ‘협치의 힘’으로 이뤄냈다. 자치분권 강화를 향해 나아가는 상황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Q. 10대 도의회와 함께 일몰된 자치분권발전위원회 ‘상설화’를 추진한다. 운영 계획은

한시기구였던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상시기구로 운영해 전국 최대 광역의회로서 자치분권 강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경기도의회는 지방자치법이 전부개정되기 전부터 전국 최초로 조례에 근거한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구성(2020.10.12.)해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활동을 펼쳐왔다. 관련 토론회와 결의대회 등을 통해 전국 지방의회를 결집하며 중추적 역할 수행했다. 

32년 만에 개정된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 인사권만 독립됐을 뿐 조직권과 예산편성권을 여전히 집행부가 관장함에 따라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급선무다. 

조속한 시일 안에 상설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발족해 △자치분권 과제 고도화 △자치분권 공론화 △도의회 자치역량 제고 등 3대 전략을 중심으로 전국 17개 광역의회와 연대해 제도개선을 강력 추진하겠다. 

Q. 핵심 공약인 ‘사무처장 개방형’ 추진 상황은

의회사무처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무처장을 개방형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사무처장을 의장이 임명하는 것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명확하게 알리는 상징적 사안이다. 

지난해 12월 19일 채용공고를 냈으며, 1월 이후 초대 개방형 사무처장이 임용될 예정이다.

서류심사부터 면접까지 철두철미한 적격성 심사를 통해 전문성, 리더십, 조직관리능력, 의사전달 및 협상 능력, 중립성을 두루 겸비한 인사를 선발할 방침이다. 

Q. 동시에 출범한 ‘공약정책추진단’과 ‘초선의원 의정지원 추진단’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

두 기구는 의회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방안을 고심한 끝에 탄생한 의정활동 지원기구다. 의장 출마를 선언하며 구상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고, 지난해 11월 1일 출범했다. 

‘공약정책추진단’은 이미 취합된 공약을 분석해 분야별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정책으로 전환해 정책제도화하는 의정지원 TF다. 공약정책추진단의 분석 결과, 의원 공약 수는 지역구 3984건, 비례대표 117건 등 총 4101건으로 1인 평균 26.3건에 달한다. 의원 면담 결과 도출된 686개의 중점 정책 제안사업을 중심으로 검토해 관리할 계획이다. 

‘초선의원 의정지원 추진단’은 초선의원들이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발굴할 예정이다. 기존의 의정지원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게 안내하는 한편 최근 개통한 ‘핫라인’ 전화를 활용, 요구사항에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초선의원의 의정 성과를 확대하겠다.

▲김동연 지사와 함께 신년 현충탑 참배하는 염종현 의장 [사진=경기도의회]
▲김동연 지사와 함께 신년 현충탑 참배하는 염종현 의장 [사진=경기도의회]

 

Q. 새해 도민께 전하는 메시지

논어 안연편에는 정치가 무엇인지를 묻는 제자 자장에게 공자께서 ‘거지무권 행지이충(居之無倦 行之以忠)’이라고 답하는 내용이 나온다. 관직에 있을 때 게으르지 않고, 정사를 행할 때는 진심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진심이 담긴 정치, 부지런한 정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실질적 자치분권이 ‘말의 성찬’에 그치지 않으려면 더욱 절실한 자세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는 협치로 결집하고, 체계 속에 성장하며 자치분권의 미래를 그려갈 것임을 약속드린다. 주민 삶에 와닿는 섬세한 의정을 펼치며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경기도’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 

자치분권2.0 시대, 더욱 확대된 지방의회의 기능이 무관심 속에 사그라들지 않도록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도민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깃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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