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 관련 국제협력은 비지니스가 아닌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미션 즉 임무라고 할 수 있다."

15일부터 농업연수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나승렬(53) 농촌진흥청 기술협력국장은 "개도국 빈곤 해결을 위한 농업기술 지원 등 국제협력 강화는 세계가 함께 살아가는 최소한의 가치"라며, 농업기술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 국장은 과거 어려운 시기 우리가 UN과 선진국들로부터 식량원조를 받아 오늘의 경제대국의 초석이 된 만큼 이제는 저개발 후진국들에 대한 농업기술 지원을 통해 국가의 격을 높여 나가는 농업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나 국장의 농업정책 전환 필요성 제기는 지난 2년 여 동안 기술협력 국장으로 재직하며, 기존 농진청의 업무가 연구와 지도로 양분돼 있던 것에 국제협력이라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끝없이 전개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농진청 내에서 국제 농업기술협력 전문가로 알려진 나 국장의 지난 2년 여 재임기간 소회를 들어 봤다.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와 아시아(AFACI)·아프리카(KAFACI) 기술협력협의체 등 글로벌 농업기술협력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차적인 목표는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를 통해 국제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우리가 6.25 전쟁 이후 유엔 등 국제사회 도움을 받아온 것을 되갚는 차원이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책무다.

그러나 무조건 퍼주기만 하면 안된다.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전수하는게 농업기술협력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다.

또 대상국가와의 국제협력을 통해 수집한 유전자원으로 새로운 품종개발에 활용할 수 있으며 진출한 기업들의 사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어 결과적으로 농업기술 협력으로 국가적 부 창출에 이바지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한다."

-기술협력국장으로 근무하며 가장 역점을 뒀던 사업은?

"농진청이 개청한 지 올해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금까지 농진청은 연구와 지도 양축으로 이끌어져 왔지만 올해부터는 연구 지도 외에 국제협력이라는 3대축으로 페러다임을 바꿔 나가고 있다.

그 3대 축으로 전환하는 한 부분을 담당했다는게 자랑스럽다. 국제협력 예산도 많이 늘었다. 130억으로 예산이 늘어 재정기반이 갖춰졌고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도 올해까지 15개까지 확장하게 된다.

아시아(AFACI)·아프리카(KAFACI) 기술협력협의체 국가도 27개국으로 늘어나는 등 농업기술을 통해 긴밀한 글로벌 협력체계를 구축한 것에 대단히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글로벌농업기술 협력사업 추진에 애로사항이 있다면.

"먼저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 아프리카 등 거리가 멀고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으로의 파견을 직원들이 꺼려한다. 그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기위해 제도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의 현 주소와 운영 방안은.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가 올해까지 15곳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확대를 위한 예산이 충분하지 않지만 할 일이 많다.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고 사업진행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2~3년 뒤에는 지구촌에 30~35개 이상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가간 정보공유와 유전자원 수집, 농민진출 확대, 한식 등 저변 확대를 꾀할 수 있으며, 저개발국의 빈곤퇴치를 지원해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일 수 있다.

국제협력은 단순한 비지니스가 아니라 미션이다.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숭고한 미션이라고 해외 농업기술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해외농업기술협력의 또다른 성과로 농진청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성과가 있었다. 현재상황과 계획은.

"농업지식과 경험을 겸비하고 미래를 대비한 글로벌 전문 인력 양성이 목표였다. 그래서 농진청은 해외농업기술협력 사업에 해외 농업인턴을 올해 250여 명을 파견하고 내년에는 1000여 명을 파견할 계획이다.

해외농업인턴이 취업난 해결과는 아직 거리가 있지만 해외까지도 진출할수 있다는 글로벌 마인드와 자신감을 주는데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자부한다. 파견을 마친 인턴들은 국내로 복귀한 후에도 일반인에 비해 취업률이 높다고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지금보다 몇배 많은 수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임 국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국제업무와 관련해서 연구와 지도, 국제협력이라는 3대축에 걸맞게 국을 신설해야 하고 인력배치나 예산 기초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농업기술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올려 농업이 성장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되고 농업인과 농업관계자, 국민에게 긍정적인 희망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본다."

-농업연수원장으로 부임하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연수원의 일은 농업관련 공직자들을 교육시키는 일이다. 오프라인 6000명, 온라인 1만9000명 등 2만5000명의 공직자를 교육해야 하는데 기술 지도 등 농민에게 영향력을 행사할수 있는 공직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공직자들에게 농업을 발전시키고 농어민을 튼튼하게 뒷받침 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해 경쟁력 있는 농업·농촌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장현상 기자/jonghapnews.com

저작권자 © 경인종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