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졸업 후, 운 좋게 신의 직장이라 알려진 KEPCO에 입사하였다. “전기회사니 냉난방은 걱정안하고 지낼 수 있겠다.” 라는 단순한 나의 생각은 입사한 지 단 며칠 만에 깨졌다. 4월임에도 실내가 너무 추워 발이 시려 울 정도였다. 그래서 비데에 발을 올려놓는 만행을 저질러서 발을 녹일 정도로 혹독한 꽃샘추위를 이겨내야 했고, 여름에는 실내온도가 30도나 되었는데도,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아 무더위를 감내해야만 했다. 이것이 KEPCO인이 혹한기와 혹서기를 나는 모습이다.
 올해, 또 다시 KEPCO의 인턴으로 입사하여 여름을 나고 있는 나로서는, 전력수급이 얼마나 시급하고, 여름철 절전이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몸속 깊이 느끼고 있다. 작년에는 최소한 하나 건너 하나씩이라도 형광등을 밝히었으나, 지금은 오후 2시~5시까지는 그마저도 밝힐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작년 9월, 순환 정전사태를 전 국민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그 당시 전기의 소중함을 못 느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7일,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 다시 우리에게는 예비전력이 4.9%까지 떨어지는 아찔한 순간을 맞이했다. 우리의 전기 소비 습관을 바꾸지 않는 이상 이러한 위험은 또 다시 겪을 수 있다. 우리가 무심코 쓰지 않고 예비전력으로 남겨두고 있는 컴퓨터와 같은 전기기구만 이라도 습관적으로 전기코드 선을 뽑는다면 에너지 절전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실내난방을 전열기구로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창문을 열거나, 실내 식물들을 키운다면 실내온도를 1℃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이 또한 절전의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절전, 우리 모두의 필수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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