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KT와 KTF가 양사간 합병 추진을 공식 발표하자 SK계열과 LG계열의 통신업계 경쟁사들이 강력 반발하며 합병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 업체들은 유선통신 1위 KT와 이동통신 2위 기업인 KTF간의 합병은 통신시장의 경쟁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전망하며, 후발 유선통신업체들의 고사를 초래해 ‘KT 독점시대’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양사 합병시 "전체통신 가입자의 51.3%, 매출액의 46.4%를 독식하게 돼 공정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통신주(柱), 관로 등의 유선통신 필수설비와 가입자 정보를 매개로 이동통신 시장으로의 지배력 전이가 불가피하다"고 반발했다.

또한 SK텔레콤은 "KTF는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성을 제기하며 SK텔레콤에 대한 갖가지 비대칭규제 정책을 요구해 최대 수혜자가 됐다"며 "정작 유선시장의 절대강자인 KT와의 합병에는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SK텔레콤은 “KT는 성장이 정체될 때마다 투자를 통한 신규시장 창출 노력대신 시장 파괴적인 지배력 확대 전략만을 추구해 왔다”며 “KTF와의 합병도 신규 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위기돌파라는 기존 성장전략 대신, 이동전화 시장으로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기존의 방식을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SK브로드밴드는 "KT는 현재 유무선 통신업체 중 유일하게 통신서비스 인프라 구축시 꼭 필요한 전주, 통신케이블 관로, 광케이블 등을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SK브로드밴드는 "약 10년간 5조원 이상의 누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KT에 비해 통신 인프라 확보 수준이 열악하다"며 "100여년에 걸쳐 구축한 KT의 통신인프라가 후발업체에 비해 절대적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느 "KT-KTF 합병은 유선시장에서의 유효경쟁 체제가 구축된 이후 추진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KT가 통신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원천인 시내망을 완전 구조분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향후 KT-KTF의 합병 반대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양사는 21일 SK텔레콤 T타워에서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과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이 참여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반대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LG텔레콤 관계자 역시 KT와 KTF의 합병에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향후 KT-KTF 합병 상황 추이에 따라 반대 움직임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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