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월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설필수 이사장. [사진=이한준 기자]
▲ 반월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설필수 이사장. [사진=이한준 기자]

[경기= 김정자·이한준 기자]


경기도의회가 경기도의 뿌리산업 활성화를 위해 뿌리산업의 민생현장 방문 간담회를 갖는 등 활성화 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뿌리산업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반월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설필수 이사장을 찾아 뿌리산업의 향후 나아갈 방향과 현재의 문제점을 들어봤다.


1. ‘뿌리산업’이란 무엇인가?

뿌리산업이란 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塑性加工)·표면처리·열처리 등 부품 혹은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초 공정산업을 말한다. 뿌리산업은 나무의 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나, 최종 제품에 내재되어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根幹)을 형성한다는 의미에서 명명된 말이다. 뿌리산업은 과거 한때 위험하고(Dangerous), 더럽고(Dirty), 어려운(Difficult) 이른바 3D업종이라고도 불렸지만 현재는 그렇게 환경이 나쁘지는 않다. 제가 하고 있는 표면처리업은 자동차 부품, 통신부품, 항공, 조선, 로봇 등 대부분의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공정이라 할 수 있다.

2. 뿌리산업특화단지(반월도금단지)에 대해 소개해달라.

반월도금일반산업단지는 40여년 전 정부가 뿌리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약 16만㎡ 규모로 조성했다. 현재 60개사의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대부분 표면처리업을 가동하고 있다. 표면처리로써는 국내 최초의 단지다. 과거에 비해 상당히 많은 시설 개선을 했고, 작년에는 선진화된 폐수처리장 설비도 준공했다. 우리 조합은 대한민국 제1호 도금 지방산업단지로 기술·품질·고객 제일주의를 경영 이념으로 하고 있다.

3. 이사장님이 표면처리업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반월도금조합의 관리자로 87년부터 12년간 일했다. 현재 공장은 99년 ‘유일금속’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어 현재까지 약 23년정도 운영하고 있다. 대지 271평에 건평 200평 규모로 처음엔 1억원 정도를 투자해 아연도금을 시작했지만 적자가 이어졌다. 이후 현대·기아자동차의 SQ품질 인증을 받고 도금산업 신기술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생산성 증대를 위해 액 자동 공급장치 라인을 구축하는 등 최고의 표면처리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설필수 이사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조합 운영 방침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김정자 기자]
설필수 이사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조합 운영 방침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김정자 기자]

4. 표면처리업에 대한 소개와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표면처리는 소재, 부품의 표면에 금속 또는 비금속을 물리·화학적으로 부착시켜 미관이나 내구성을 개선시키고, 표면 가능성을 부여하는 기술을 말한다. 건식코팅, 도장, 도금, 습식코팅 기술 등이 포함된다. 최근 정부에서 환경과 공해에 관련된 규제들을 많이 하고 있으며, 특히 산업안전과 관련된 규제는 해야할 일이지만 어느정도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일제점검을 실시해 만약 사장이 구속이라도 되면 소기업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고, 그 타격은 고스란히 직원들에게 가게 된다. 또한, 산재 처리할 정도의 큰 사고는 아니지만 수많은 안전사고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며 사고를 방지하는것도 기업주의 역할이다.

5. 반월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에 대해 소개해달라.

우리 조합은 지난 1979년 12월에 창립된 4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대한민국 제1호 표면처리업종 협동화단지다. 일상생활 용품에서부터 최첨단 기계부품에 이르기까지 조합원사의 생산 제품과 특성에 대한 각종 정보를 고객들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동 폐수처리장, 공해방지 시설, 수·배전 시설, 원자재 공동 구매, 시험 분석실 등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표면처리산업에 관한 기술 개발 사업, 표면처리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사업, 노사화합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한준 기자]
[사진=이한준 기자]

6. 우리나라 뿌리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견해는?

국내 뿌리기업은 대부분 영세한 작은 업체들로 결론적으로는 첨단 장비와 설비 싸움이라고 본다. 일부에서 로봇을 쓰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를 하지만 장비에 투자해 규모가 커지면 해야할 다른 일들이 생겨나기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로봇은 그저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하고, 로봇을 작동시키고 관리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해야할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이 우리 인력과 기술을 가져가는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 언젠가는 따라오겠지만 우리가 한발 앞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 또한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인력은 줄어들고 나가는 인력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외국인 인력이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7. 향후 조합 운영 방침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저는 뿌리산업에 평생을 바쳐왔고, 내 인생의 전부라 생각할 정도로 애착이 많다. 이제 임기가 2년정도 남았는데 뿌리기업이 활성화되고 모든 사람들이 잘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앞으로 원가 절감, 에너지 절약, 정부 규제 대응 방법 등 전체 기업이 혜택을 받고 비용부담을 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환경규제로 인해 조합에 속한 기업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시대가 급변하는 만큼 정부·지자체와 협업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

8. 경기도나 안산시에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뿌리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한것이 현실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마음 졸이며 지낸게 1년이 넘었다. 공동식당 운영을 못해 직원들은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며 일했다. 만약 코로나로 인해 2~3일만 공장 운영을 못해도 그 피해는 엄청나다. 내가 못하면 제품은 다른 곳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경쟁사회다. 소기업 나름의 역할이 있고 소기업을 살려야 경제가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시나 도에서 뿌리특화단지 등 공동수혜를 받을 수 있는 곳에 지원을 해준다면 큰 힘이 되고 기업 사기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반월도금지방산업단지의 공동폐수처리시설. [사진=이한준 기자]
반월도금지방산업단지의 공동폐수처리시설. [사진=이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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