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과천시의회 정례회의에서 사생활 침해라는 지적과 함께 방범용 CCTV 설치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된 바 있는 CCTV가 최근 특수절도범을 검거하는 효과를 거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9일 과천시에 따르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운영되고 있는 한 방범용 CCTV가 다른 사람의 오토바이에서 기름을 빼내 자신의 오토바이에 주입시킨 특수절도범 2명을 검거하여 현재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사건은 과천시 곳곳에 총 104대의 감시카메라가 수상한 사람의 동태를 살피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새벽 1시 17분경, 과천경찰서 내 관제센터에서 CCTV를 모니터링하던 요원 2명이 부림동 22번지에 있는 47번 감시카메라에 근처에 주차되어 있는 피해자 유모씨의 오토바이 주변을 서성거리는 2명의 10대 남성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감시카메라를 통해 수상한 자들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던 요원들은 아니나 다를까 이들이 잠시 후 피해자 유모씨의 오토바이에서 기름을 빼내 자신의 오토바이에 주입시키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장면이 CCTV 카메라에 고스란히 찍혔고 관제실 요원들은 이 사실을 즉각 과천지구대에 알렸다.
이어 연락을 받은 과천지구대 최지복 경사 외 2명이 범죄현장으로 출동했고, 추적 10여 분만인 새벽 1시 36분경 관문체육공원 내에서 용의자 두 명을 검거할 수 있었다.
검거당시 이들은 기름을 훔친 후 부림슈퍼 앞 골목으로 들어가버렸으나 CCTV에 찍힌 인상착의와 옷차림 때문에 추적이 용이했다. 관제실에서 출동한 경찰들에게 용의자들의 옷차림 등 인상착의를 정확히 알려주어 어렵지 않게 범인들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경찰 조사결과 용의자들은 10대 청소년들이었으며 이들이 소유하고 있던 오토바이도 부림동에 거주하는 유모(41)씨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과천시는 주택가 도난사고 및 성폭행 등의 범죄가 나날이 늘어나면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현재 과천시 곳곳에 방범용 CCTV 총 104대를 설치하는 한편, 과천경찰서내 관제센터에서 24시간 모니터 감시체제를 갖추고 범죄예방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과천시는 시민들은 자신들의 동네에 방범용 CCTV를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올해 예산에 CCTV종합관제센터 건립 및 이전비 총 43억원을 시의회에 상정했었다.
그러나 CCTV의 이같은 범죄예방 효과에도 불구하고 과천시의회가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CCTV종합관제센터 건립예산 전액을 삭감, 과천시와 시민들로부터 불만을 사왔다.
부림동에 사는 주부 최모(43)씨는 “생활 주변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수상한 사람의 동태만 살피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대다수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듯해 씁쓸할 때도 있지만 각종 도난 및 성범죄 사건 등을 막아주는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등 믿음직스러운 점도 많아 요즘엔 별로 개의치않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천지구대 윤국철(40) 경사 역시 “시민들이 절도사건이 있을 때마다 인근 CCTV 판독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고 현행범 수사 시 보강자료로 활용하는 등 CCTV의 효율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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