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및 근무기강을 확립한 가운데 수도서울을 완벽하게 지키고 있는 육군 제60보병사단에서 복무중인 한 장병이 휴가 때마다 사회복지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매서운 강추위 속에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전차중대 전차탄약수로 복무중인 권기수 상병(24세). 권 상병은 지난 2008년 군 입대 후 휴가를 나가면 항상 고향에 계신 어머니와 함께 전라북도 전주의 ‘은혜 요양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권 상병의 아름다운 선행은 소대장과의 면담을 통해 주위에 알려지게 됐다.

권 상병은 군 입대 전, 언어치료사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저소득층의 어려운 노인들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조금씩 모은 봉급은 요양원과 ‘연탄은행’ 등에 찾아가 기부를 해왔다. 언어치료사는 의사소통이 불편한 사람을 대상으로 올바른 언어 구사능력을 갖추도록 해주는 직업이다.

권 상병의 끊임없는 봉사활동은 초등학생 2학년 시절 어머니와 함께 근처 요양원을 찾아간 것이 첫 계기가 됐다. 어린 나이에 방청소를 도맡아 하고 노인들의 산책과 목욕을 도와주었으며, 고등학교 재학 중에는 친구들과 함께 보육시설, 장애인 복지시설 등 여러 사회복지단체를 돌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권 상병의 남다른 봉사정신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독거노인과 보육시설의 아이들 등 어려운 이웃을 남몰래 보살피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자연스레 봉사정신과 이웃사랑을 키워온 것.

봉사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고등학생 2학년 당시, 치매증상의 할아버지를 돌봐드렸는데, 내일 다시 오겠다고 하자 말없이 내게 한푼 두푼 모은 10원짜리 뭉칫돈을 선물로 주시고, 다음에 찾아뵈니 결국 돌아가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러한 권 상병의 불우이웃에 대한 각별한 사랑은 자신의 이름으로 장학재단을 만들어 평생 봉사를 하고 싶다는 꿈으로 발전했다. 평소 자신의 바람을 이루고자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언어치료사 등의 봉사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고, 군 입대 후에는 저녁 점호 후 연등시간을 활용하여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전차 중대장 송주석 소령은 “얼마 전 내린 폭설로 인해 제설작전을 했을 때 가장 먼저 앞장서서 대민지원을 했을 만큼 이웃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며 “평소 후임들의 고충을 듣고 상담도 해주는 등 전우애도 뛰어나 후임들이 자발적으로 따른다”고 말했다.

언제나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권 상병은 “요즘 눈이 많이 내렸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잘 지내고 계실지 걱정스럽다”며 “날씨가 추울수록 한명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만큼 빨리 찾아뵙고 싶다”고 말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걱정과 이웃사랑을 내비쳤다.

부대는 인근 복지시설을 찾아 부대 차원의 봉사활동을 추진하는 등 불우이웃 봉사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풍토를 조성해 나감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강한 부대상을 적극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최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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