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가까이 경기도 장애인단체 소속 경기 420장애인차별철폐공공투쟁단(이하 경기420공투단)이 경기도청 예산담당관실을 불법 점거하고 장애인들의 이동권리확대를 위한 특별교통수단 등의 조속한 도입과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요원하다.
장애인들의 주장을 제대로 듣겠다는 의지는 둘째 치고 그들의 주장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도청을 불법점거한 장애인들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장애인들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것도 아닌 무반응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그동안 경기 ‘420공투단’은 수원역 육교농성은 물론 남지사의 정치적 치적을 논하는 국회의사당 기습시위까지 벌이면서 남경필도지사의 관심을 촉구했지만 경기도청은 아직까지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경기도청의 이런 대응에 대해 남경필 경기지사가 장애인의 이동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고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지금까지의 경기도의 대응을 보면 장애인들이 점거한 예산담당관실에서의 철수부터 하고 실질적으로 장애인 예산의 규모를 심사하는 경기도의회와 먼저 상의를 하라는 원론적인 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되다보니 장애인들은 장애인대로 도지사에 대한 신뢰를 의심하게 됐다.
또한 경기도의 잠룡이자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도청을 점거한 장애인들과 끝장토론 한 번 시도해보지도 않고, 장애인들의 주장에 대해 설득조차 하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도민들과 사무실을 빼앗긴 공무원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경기도 행정의 수장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공무원이 할 일은 없다는 것이 그들의 말이다.
조선의 여러 군왕 중에 선조에 이어 황폐해진 조선을 통치했던 광해가 군왕의 자리에서 밀려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소통이었다. 백성과 소통하길 거부했던 광해는 자신의 주장만 고집 세우다 왕위에서 물러나야 했다. 왕조차 소통을 하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정치라는 것을 남경필 지사는 알아야 한다. 일단 남경필 지사는 장애인들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들어줄 수 없는 요구조건이라면 왜 들어줄 수 없는지 또 장애인들이 이해할 수 있을 때 까지 설득을 해보고 들어줄 수 있는 요구라면 실행방향과 방법에 대해 당사자들과 깊은 논의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경기도에서 발생한 분쟁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대권은 이미 물 건너 간 권력이다. 행정부의 수반이라는 자리는 늘 국내외적인 분쟁을 머리에 이고 사는 직업이다.
사회적 분쟁 특히 경기도에서 발생한 분쟁에 대해 도지사로써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결과를 도출해내는 협상력을 보여줄 때 남경필 도지사의 미래는 보장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아닐 때는 한 치의 미래도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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