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전경만 기자]

아직 식민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았으며 일본의 오만은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일본에 의한 조선 강제병합은 지난 1910년 8월22일 이루어졌다. 이로부터 일주일 뒤에 법령은 효력을 발휘했고 그 후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패망하기 직전까지 한국은 36년간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아 왔다.

일본의 야욕이 점차 커가면서 제국주의 일본은 한국과 대만을 식민지로 하고 만주에 괴뢰국을 세워 중국 침략을 본격화했다. 그리고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세계2차 대전의 공동 전범국이 됐다. 그동안 일본이 저지른 추악한 범죄는 말로 다 표현하기가 불편할 정도로 끔찍했다.

한국 독립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던 삼일만세운동을 총칼로 진압했으며 중국에서는 난징대학살을 자행했다. 그것도 모자라 중국과 한국의 어린 소녀들을 끌고 가서 일본군의 성노예로 삼았다.

참혹한 일본의 만행은 1945년 8월 15일에 끝이 났다.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에 겁을 먹은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하면서 일본의 악행은 끝이 났지만 일본은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한 사죄는 지금까지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일본은 정신대를 자발적인 성매매라고 주장하고 난징대학살은 중국인이 꾸며낸 가공의 이야기라며 자신들의 범죄를 부인하고 있다. 증거가 명백한 강제징용까지 부인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일본 정치인들은 전쟁범죄자를 추모하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매년마다 하고 있다.

식민지 기간 동안 대만과 달리 한국은 끊임없이 독립을 요구하며 당당하게 연합국의 일원으로 2차 대전에 참여까지 했다. 그리고 수많은 한국인들이 일본과 한국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오키나와는 독립하지 못했지만 한국은 독립국으로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런 치열한 독립의 역사가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지금의 한국이다. 그런데 일본이 일본군 자위대의 창설 기념행사를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매년마다 하는 행사이고 일본 대사관 주관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한국의 입장에서 일본군 창설행사를 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직 식민지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 한이 서려있고 정신대 문제조차 해결된 것이 없으며 강제징용조차 부정하고 있는 일본이 한국에서 일본군 창설행사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무리 거칠고 더럽고 면목을 따지지 않는 국가라 할지라도 최소한 미안한 감정이라는 것이 있다면 할 수 있는 행사와 없는 행사를 구분해야만 한다.

한국인의 가슴속에서 상처가 아물지 않는 한 한국인에게 일본은 영원히 무의식적인 적대 국가이다. 비록 지금의 주적이 북한이라고 명문화 되어 있지만 한국인의 가슴 저 밑바닥에는 일본에 대한 증오가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가라앉아 있다. 그런 증오의 불씨를 일본인 스스로 한국의 수도이자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에서 확대시키려 하는 일본의 오만은 또 다시 불행을 불러올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직 일본에 대한 상처가 시퍼렇게 날이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자위대 창설 행사에 참가하는 정치인들과 기업들을 한국인들은 기억하게 될 것이다. 누가 어떤 방법으로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지 기억했다가 심판할 것이다. 한국인에게 안중근 의사가 아직 죽지 않았음을 일본인과 그에 동조하는 세력들은 반드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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