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전경만 기자]

우리나라가 시행하고 있는 민주주의 제도는 대의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한다. 국민이 선출한 대표를 통해 국민의 뜻에 따라 국가를 다스리는 것을 대의민주주의라고 하는데 해방공간 이후 우리나라에 대의민주주의 제도가 본격화 된 것은 1987년 이후다.

군사통치 시대에 성년이 되었던 사람들과 1987년 이후 성년이 되었던 사람들 간에는 약간 성향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군사통치시대에 살면서 성년이 되었던 사람들은 군사독재와 경제발전에 대한 향수가 있고 87년 이후에 성년이 되었던 사람들은 군사통치와 분배의 불공평을 거부하고 있다.

한 세대를 만들어 갔던 사람들이 이제는 모두 노년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새로운 세대들이 새로운 민주주의를 만들어가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민주주의는 공산주의나 수정 자본주의 등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직접민주주의에 근접한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있다.

새로운 세대가 경험하면서 만들어가고 있는 민주주의는 그동안 우리가 이용해왔던 대의민주주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이 선출한 대표에게 직접적으로 자신의 뜻을 전달하며 “정치를 바꿔 달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은 SNS의 발달 덕분이다.

쌍방향 통신이 가능하며, 의사 전달에 있어 빙 둘러가지 않고도 직접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정치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통신의 발달은 민주주의의 형태를 바꾸어 나가고 있는 동력이 됐다. 반면 대의민주주의를 통해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정치인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크게 압박을 받는 시대가 됐다.

대한민국 정치 최 일선에 있는 국회의원들의 경우 국회의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더 많은 지위가 생겨나고 신분도 더욱 공공해지는 이점을 챙겼다고 하지만 SNS로 이루어지는 유권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은 국회의원을 직접 압박하는 좋은 도구가 됐다.

대중들의 의견을 핸드폰 하나로 다 받아 볼 수 있으며 반대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할 수도 있는 직접민주주의에 근접해 가고 있는 형태가 지금의 한국 상황이다. 이런 시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한 연구는 없지만 지금 어른이 되는 사람들은 확실히 과거의 사람들과는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지금 촛불의 방향을 가늠해 현실정치에 바로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그것이다. 과거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자들은 유권자들이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소식을 알기까지 먼저 의사결정을 하고 일방적으로 전하는 시대에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의사결정의 과정조차 신속하게 전달되고 또 반대로 유권자들의 생각이 실시간으로 정치인에게 전달되는 구조다. 그래서 촛불의 방향은 실시간으로 달리 해석되기도 한다.

지금의 시대를 ‘직접대의민주주의 시대’라고 정의하기에는 아직 이른지 몰라도 그것에 근접해 있는 것은 사실이며 직접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한 사람들이 주말마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고 있다. 이 시대 사람들의 특징은 비폭력이 유독 강조된다는 점과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들 이라는 점이다.

각종 외신들은 지금 한국에서 태동하고 있는 직접대의민주주의에 대해 경이롭다는 표현을 써가며 이제 한국으로부터 민주주의를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거 세대가 완성하지 못했던 한국식 민주주의가 새로운 세대에 의해 앞으로 전 세계의 민주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두고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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