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종합일보 이승수 기자] 경기·인천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흙냄새’ 민원


- 팔당상수원 냄새 유발물질 농도 증가

- 환경청 “3분 이상 끓여 마실 것” 권고


팔당상수원에서 물을 공급받는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수돗물 흙냄새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팔당상수원은 수도권에 공급하는 수돗물의 원수(原水)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은 맛·냄새 물질인 '2-MIB' 농도가 팔당호에 증가하면서 경기와 인천 일부 지역에서 흙냄새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15∼26일 100건 넘게 접수됐다.

민원 발생 지역은 주로 팔당상수원의 하류에 있으며 고도정수장이 아닌 일반정수장에서 처리된 수돗물이 공급된 것으로 한강유역청은 파악했다.

한강유역청은 지난 12일 팔당호의 2-MIB가 먹는 물 수질 감시기준인 0.02㎍/L를 초과한 것을 확인했다. 0.152㎍/L까지 상승한 지점도 있다.

2-MIB는 인체에 무해하고 열을 가하면 쉽게 휘발되지만 흙냄새가 난다.

감시기준은 위해성이 없으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설정한 권고 기준이다.

이에 한강유역청은 지난 15일 팔당상수원에서 물을 취수하는 정수장에 '분말 활성탄 추가 투입 등 정수 처리를 강화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문제는 일반정수장이다.

팔당상수원에서 취수하는 정수장 38곳 가운데 20곳이 일반정수장, 18곳이 고도정수장이다.

고도정수장은 수돗물 생산과정에서 일반정수처리로 제거되지 않는 맛과 냄새, 유기오염물질을 오존살균과 활성탄 흡착 등으로 추가 처리해 수질을 높인다.

이번 흙냄새 민원은 대부분 일반정수장에서 물을 공급한 지역에서 발생했다.

서울 등 고도정수장이 설치된 지역에는 2-MIB가 먹는 물 수질 감시기준 이하로 처리된 수돗물이 공급됐다.

한강유역청은 팔당상수원의 2-MIB 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낮아질 때까지 매일 수질을 감시하고 오염원을 특별점검할 계획이다.

한강유역청 관계자는 "정수를 강화한 이후 흙냄새 민원이 줄었다"며 "2-MIB는 인체에 해가 없지만 휘발성이 강한 만큼 3분 이상 끓여 마실 것을 권장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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